2020년 힘들었지만 잘 버텼다.
무엇보다 내 주변의 사람들이 무탈하게 한 해를 보내서 더 기쁘다.
사람 사는 세상은 늘 시끄럽게 마련이고 시끄러워야 사람 사는 맛이 난다.
그 시끄러움 속에는 기쁘고 즐겁고 상쾌하고 명징함이, 슬프고 괴롭고 불쾌하고 뿌엿고 흐릿함이 섞여 있다.
지나고 나서는 시시각각 변한 마음을 탓하는 여유가 생겼지만 그때의 다급한 일희일비의 애환은 불면의 시간이었다.
그런 2020년의 끝날이다.
학교의 사람들과 웃으면서 헤어지는 오늘로 불면의 시간이 헛되지 않아서 좋았다.
2021년 1월 1일, 내일은 23년을 맞이한 결혼기념일이고,
3월에는 첫째 아들이 제대하고 둘째 아들은 입대한다.
그 이전에 가능성은 낮지만 아내가 희망대로 학교를 옮겼으면 좋겠고,
나는 줄기차게 비판한 어떤 제도 속으로 들어가려 한다.
꼭 나만이 잘 산 것은 아니기에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불면의 밤을 지새우고 나면 아물겠지.
하지만 변한 마음과 불면의 밤이 두려워서 마음 깊이 숨겨놓으면,
세상이 힘들 때마다 불현듯 떠올라 상처 내고 불면의 밤으로 치유하며 흉터만 커지겠지.
나름대로 준비하여 그냥 한 방에 해치우자.
해치울 한 방의 기회가 찾아오기를.
그동안의 사유가 헛되지 않기를.
2020년 너도 정말 수고했어.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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