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부장을 잘 만나서 참 미안할 정도다.
교무부장을 잘 받쳐주는 교직원들도 고맙다.
무엇보다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진지하게 고개 끄덕여 주어서, 단어 그대로 이해해 주어서 고맙다.
자율형 종합감사 전문가형 1차 점검을 하고 있는데, 바쁜 와중에도 알찬 감사를 위해서 주고받는 대화가 참 기분 좋다.
많이 도와주고 싶은데 성심성의껏 도와줄 자신이 없어서 말뿐이다.
끝나는 날 어떤 식으로든 거나하게 보답할 것이다.
퇴근 후에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데 별일도 아닌 일,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 흔히 있는 일, 있어야 되는 일을 가지고 학부모가 연신 아내에게 전화를 해댄다.
정말 고생이 많다.
아이들의 정상적인 성장 과정에서 겪는 이런저런 일들을 이제는 하지 못하게 하거나 시시비비를 가려야 되는 형국에 이르렀다.
성장 과정의 관계 맺기를 통해서 사회성을 배우는데 그 관계 맺기를 부정하면 아이 혼자 자라도록 해야 한다.
그러고도 아이가 잘 자라도록 바라는 것은 정말 과한 욕심이다.
과한 욕심이 아니 되려면 평생을 헬리콥터처럼 아이 옆을 맴돌며 아이와 접촉하려는 인간들을 모두 물리쳐라.
술을 마시면 청소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아내에게 땅두릅과 막걸리 한잔 얻어먹고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했다.
다른 집안일들은 취미로 돕지만 모든 청소는 내가 다한다.
함께 사는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가 항상 강조하셨다.
'남자는 깔끔해야 한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15만 원을 넘기지 않는 공산품을 걸치고 다니지만 남의 눈치 안 보고 깔끔하게 입으려 노력한다.
내가 사용하는 공간도 남에게 맡기지 않고 깔끔하게 정리 정돈한다.
학기 초에 교사들에게도 부탁한다.
교실 환경 선생님과 아이가 원하는 대로 꾸미 시라.
절대 간섭하지 않겠다.
선생님들의 교실 생활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간섭하기 싫을 뿐이고, 대신에 지원해야 될 일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시라고 한다.
그리고 아이들과 선생님의 건강을 위해서 청소와 정리정돈은 아이들과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한다.
공간은 그 공간의 사용자의 몫이다.
지가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지켜야 할 선을 넘는 갑질이다.
화장대는 늘 지저분하다.
먼지 빨아들이고 물걸레로 닦아내면 확연하게 차이 난다.
'분 바르는 만큼 청소부터 좀 하지."라는 말이 목에 차오르지만 밝은 내일을 위해서 매번 꾹 참는다.
특별한 환경론자는 아니지만 소소하게 실천하려는 마음으로 할 수 없이 사용한 물티슈를 맹물과 비누칠로 여러 번 빨아서 사용했는데 꽤 괜찮다.
아내에게 자랑했더니 여러 번 사용하면 아주 가는 플라스틱 실이 세면대를 막히게 한단다.
물티슈를 사용한 후의 얼룩도 싫지만 환경을 생각하면 플라스틱인 일회용 물티슈 사용을 줄여야겠다.
산에 가면 예전에는 휴지가 많았지만 요즘은 비에 녹지 않는 물티슈가 곳곳에 있다.
지난주부터 교무실 내 자리 주변을 닦을 때는 깨끗한 걸레를 사용한다.
오늘 일기는 술주정이다.
'교감 일기(2018~)'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년 4월 29일 (0) | 2021.04.29 |
---|---|
2021년 4월 28일 (0) | 2021.04.29 |
2021년 4월 23일 (0) | 2021.04.23 |
2021년 4월 20일 (0) | 2021.04.20 |
2021년 4월 19일 (0) | 2021.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