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1년 7월 6일

멋지다! 김샘! 2021. 7. 6. 18:00

밤새 비가 많이 왔다. 어제저녁 일기예보의 기상 예보관이 기상 용어가 아닌 군사 용어인 물 폭탄이라는 말로 공포와 불안을 조장하는 게 못마땅했다. 출근길 양쪽의 작은 하천에 인접한 논이 침수되었고 산에서 흘러내린 토사와 빗물이 뒤섞인 도로의 웅덩이가 너무 커서 비켜 운전할 수 없었다. 토사가 섞인 빗물이 자동차 물받이를 치면서 내는 쇳소리에 아내가 깜짝 놀랐는데 아내의 놀란 몸짓이 나를 더 놀라게 했다. 그래도 물 폭탄은 아니었다.
밤사이 비가 들어온 곳이 있는지 학교의 구석구석을 살폈는데 다행히 없었다. 지은 지 오래된 학교는 기상이 악화하면 걱정할 부분이 많다. 걱정거리가 발생하면 주저 없이 단호하게 학생 안전이 우선이다. 그다음 일로 학생 안전을 미루면 안 된다.
비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

교원 마약 검사 논란이 있다. 나는 마약 검사를 교원을 잠재적인 마약 중독자로 치부한 조치로 생각하지 않는다. 교원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중요한 일을 한다. 마약 중독자가 수업하는 일을 사전에 차단해야 큰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마약 중독자가 있거나 생길 가능성이 있어서 마약 검사를 하는 게 아니라 마약 중독자에 의한 큰 피해를 예방하는 조치다. 간혹 이런 논란이 있을 때면 교원 스스로 도덕적이고 고상하다는 선민의식을 주장하는 듯하다. 같은 시대를 상호작용하며 성장한 시민의 수준이 다르듯이 교원도 그러하다. 굳이 예를 들지 않아도 주변을 둘러보면 알지 않는가?

공문과 보고서는 제목만으로 내용을 알 수 있어야 하는데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유행어를 빌리거나 줄임말을 남발하여 내용 파악이 힘들고 어법에도 맞지 않아 엉뚱하게 해석된다. 자제하자.

시절이 수상하니 아들과 연락이 닿는 시간이 길어지면 걱정이 앞선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격언이 위로되지 않는 시대를 살고 있다. 먼저 소식을 전하여 서로의 걱정을 들어주는 삶을 살자. 내 장점 중의 하나는 아내에게 먼저 누구와 어디에 있다고 알려주는 것이고 단점은 뜸하지만 데리러 나오라는 전화를 하는 것이다. 요즘은 아예 들어주지 않지만.


교감 일기는 내 근무지의 일만이 글감이 아니라 일개 초등학교 교감의 다양한 삶과 앎이 주요 글감이다. 무조건 내용과 근무지를 일치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민감한 내용은 대응이 귀찮아서 비밀스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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