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설문조사가 판친다.
조금 과장한 예를 들면, 수업을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월급을 대폭 인상하려는 정책을 펼치려 한다며 교원들에게 설문조사를 하면 아마 100% 가까이 매우 좋은 정책이라는 응답을 할 것이다. 또는 학생들 곁에 오래 머물도록, 수업 연구를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복무와 휴가 규정을 대폭 완화하고, 업무-교사가 반드시 해야 할 업무를 포함하여-를 대폭 줄이는 정책을 편 후 직접 수혜자인 교사에게 설문조사를 하면, 학생 지도에 더 전념했다는 응답이 100% 가까이 될 것이다.
두 설문조사는 정책을 검증하는 대상자의 선정이 잘못되었다.
월급을 올리고, 복무를 완화하고, 업무를 줄이는 정책의 근본 목적은 수업을 통한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이다. 그래서 이런 정책을 검증하는 연구는 학생들의 학력을 포함한 다양한 성장과 발달에 대한 항목이어야 한다.
이런 주장을 하면 미래 역량이 중요한 판에 학력(學力)이 뭐가 중요하냐고 억지 부리겠지만, 학력 없이 어떻게 미래 역량이 길러지는지부터 과학적으로 밝혀야지.
혜택은 누리고 정책결과 검증은 하지 않으려는 이중성은 교원을 향한 국민의 정당한 비판이고, 논리적인 대응 방법도 없다. 따라서 누리는 혜택에 부합하는 정책결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낭만에 근거한 그런 관념적인 정책은 여론에 따라 올가미가 될 수 있어서 마냥 좋아할 게 아니다.
교원이 법령으로 보장된 복무규정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어떠한 거부감도 가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개인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 직장 생활하는 이유가 큰데, 직장에 충성한다고 개인과 가족을 희생하는 선택에 강하게 반대한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자신의 의지에 의한 그런 선택으로 직장 기여도가 낮은 것도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인다.
법령에 복무규정은 복무의 편의성을 도모한 것이지 직장 기여도를 벌충한 의미가 아니다. 다만 양적이 아닌 질적인 부분은 직장의 특수성으로 따져야 할 부분이 있다.
금목서 향이 좋았다.
'교감 일기(2018~)'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년 10월 29일 (0) | 2021.10.29 |
---|---|
2021년 10월 27일 (0) | 2021.10.27 |
2021년 10월 22일 (0) | 2021.10.22 |
2021년 10월 20일 (0) | 2021.10.21 |
2021년 10월 19일 (0) | 2021.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