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리더십/신규교사 멘토링

친절한 선생님!

멋지다! 김샘! 2012. 6. 11. 21:57

 요즘 아이들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안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줄을 모른다고 어른들이 불평을 합니다.

 다 큰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 나가 이것 타라! 저것 타라!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초등학교 고학년인 아이의 책가방을 챙겨주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준비물을 챙겨가지 않은 아이에게 직장을 포기하고 준비물 학교에 갖다주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고쳐주기 위해 꾸중을 한 선생님께 아이 대신 사과하고 변명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밥상머리에서 아이가 밥을 먹기 전에 이리 먹어라 저리 먹어라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사회가 거칠어지고 아이들이 마음 놓고 다니지 못하는 세상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친절한 부모님때문에 아이들이 스스로 판단하여 행동하는 경우가 줄어들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도 남에게 전가시키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면면을 살펴보면 잘한 것은 부모님 덕분이고 못한 것도 부모님 탓인데, 잘한 것은 아이가 한 것이고 못한 것은 부모님때문이라고 아이들이 생각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확장되어 잘 한 것은 내가 한 것이고 못한 것은 남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동학년 협의회 시간이나 연수시간, 회식자리에서 위와 같은 부모님의 행동으로 아이들이 점점 독립성이 없어지고 책임감이 사라지고 스스로 할 줄 아는 것이 없어지는 것을 한탄스러워 합니다.
 그러나 오늘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얼마만큼의 생각하여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습니까?
 아이들이 학교에 오면 모든 것이 정해진 틀이 있습니다. 틀 자체가 아이들에게 생각하고 선택할 권한을 억압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 틀속을 살펴보면 선생님이 너무 친절하게 안내합니다. 자리에 앉는 방법, 식사하는 방법, 화장실 사용법, 도서관 사용법, 과학실 사용법 등 모든 것이 너무나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의 줄을 세울때에도 선생님이 한 학생, 한 학생을 일일이 자리를 잡아 줍니다. 학생들은 선생님이 시키는대로만 하면 됩니다.
 과학실험을 할 때에는 모든 것을 아이들의 능력과 관계없이 아주 친절하게 안내를 합니다.
 이렇게 해야만 훌륭한 선생님일까요?

 알림장이 있습니다. 수업을 마칠 때 내일 준비물이나 부모님이 알아야 할 내용을 기록하게 하는 것입니다. 저학년일 경우에는 선생님이 칠판에 자세히 안내를 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고학년의 경우는 따로 선생님이 기록해 주지 않아도 스스로 기록할 줄 알아야 합니다. 선생님은 어떻게 합니까?
 한 아이의 부모가 전화를 합니다. 왜 선생님이 칠판에 알릴 내용을 기록해 주지 않느냐는 항의입니다. 선생님은 속으로 생각합니다.
 '일일이 내가 다 적어줘야 하나? 본인이 필요한 내용이면 알아서 적어야지. 요즘 아이들은 스스로 할 줄 아는 것이 없어!'
 부모의 잘못일까요? 선생님의 잘못일까요? 

 비가 옵니다. 한 아이가 질문을 합니다.
 '선생님 우산을 써야 합니까?'
  한 아이는 서툴지만 우산을 써기 위해 낑낑거리면서 도움을 청합니다.
 '선생님 우산이 잘 펴지지 않아요! 좀 도와 주세요.!'

 우리는 어떤 아이로 키워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