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2년 3월 30일

멋지다! 김샘! 2022. 3. 30. 19:30

대통령인수위원회에 교육전문가가 없다고 아우성친다. 나도 대단히 걱정하지만, 내용은 좀 다르다. 우선 교육전문가가 없다고 하는데 교육전문가의 정의를 명확히 밝혔으면 좋겠다. 교육학자, 교육행정가, 대학교수, 초·중·고등학교 교원이 아무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인지, 교육학 전공자이면서 여러 곳에 걸쳐 있는 전문가가 없다는 것인지, 교육학 전공자가 아예 없다는 것인지. 그리고 그런 교육전문가가 없으면 공교육은 어떤 질곡을 겪을지를 현 교육부 체제와 비교하여 구체적으로 알려주면 좋겠다. 더 극단적으로 교육부가 폐지되면 공교육은 어떤 위기에 봉착할지.

대통령인수위원회에 교육전문가가 없다는 걱정에 공감하면서도, 그 걱정에 대한 반감도 든다. 교육전문가가 인수위원회에 없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그동안 유사 교육학자를 동원하여 교육개혁, 교육 대전환을 얼마나 외쳤던가? 그나마 유사 교육학자라고 칭하는 이유는 그래도 이들은 교육을 조금 생각하는 듯해서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인 미래교육과 창의성 교육은 엄밀히 말하면 공교육이 추구하는 인간을 위한 교육보다 직업교육과 기계문명의 결과물을 소비하는 교육, 기계문명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인간 교육, 기계문명으로 인간을 가르치는 교육이었다. 이 주장은 치열했던 대통령 선거에서 두 후보의 공통된 교육 공약에 가까운 주장이었다. 한 후보는 더는 소위 교육학자를 비롯한 교육전문가의 카르텔에 교육을 맡기면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그 후보를 찍으면서도 교육자로서 걱정이 앞섰기도 했다.
지금도 대기업이나 IT기업이 직접 인재를 양성하는 직업학교를 운영하는 것을 두고 우리 교육이 나아갈 길이라고 떠벌리는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
학교를 신자유주의 시장으로 만든 유사 교육학자들, 섣부른 미래교육과 직업교육의 하나로 창의성을 운운하던 교육개혁가들의 주장과 현재 대통령 당선인의 교육정책과 어떤 차이가 있나? 오히려 당신들의 목적을 채우기 위해 학교와 교육을 이용한 결과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정말로 냉정하게 소위 교육전문가라고 자부했던 우리가 주장한 교육이 어떤 교육인지 되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섣부르게 어떤 후보를 지지하기보단 교육 공약을 검증하자고 했었다. 주장하는 사람과 무리에 따라서 교육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그러기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교원의 정치 활동이 보장되어야 정치인이 주도하는 공교육이 아닌, 공교육 전문가 중심의 공교육으로 바뀐다.
자포자기하는 심정을 토로하면 지금까지도 교육 관료나 그렇고 그런 사람 중심으로 교육이 이루어졌는데 뭘 새삼스럽게 걱정하는지.

차기 경남 교육감 범중도보수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졌다. 어떤 후보를 암암리에 지지하거나 내 생각을 파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솔직히 그럴 능력도 없고. 현직에 있는 동안에는 법령을 준수하며 학교의 변화를 위해 꾸준히 글을 쓰며 그 글을 몸으로 보여줄 것이고, 퇴임 후에는 내가 바라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좋아하는 정당에 가입하여 소소하지만 대차게 활동할 것이다.

이 난리가 한바탕 떠들썩하게 지나가고 나면 보강 수당으로 교무실 식구끼리 소고기 먹을 수 있겠다.

둘째 아들이 두 번째 휴가를 오늘 나와서, 퇴근길에 아내가 지금이 제철이지만 꽤 비싼 줄가자미(지역명 옴도다리, 일본 표준명 사메가레이-일본 지역명 이시가리) 회를 삼천포 용궁시장에서 사 왔다. 아들 휴가 덕에 비싼 회 맛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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