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를 날름거리며 맛보고 싶은 신선한 아침 바람이 좋았다.
바지런한 거미가 때 이르게 친 거미줄이 주름진 이마에 닿아 신경질을 부리려는 찰나 들려오는 불규칙한 새소리가 좋았다.
엽록소가 날로 짙어지는 운동장의 잔디 위에서 알 듯한 한 쌍의 새가 날개를 폈다 접었다가 멀어졌다가도 오므리기를 반복하는 연애의 광장을 훔쳐보는 마음이 므흣했다.
교문 앞 전깃줄에 세차게 부딪혀 윙윙거리는 소리를 안고 교무실로 들어온 바람이 시원했다.
따는 시기를 놓쳐 조금 억세진 두릅 순의 전으로 막걸릿잔을 기울일 생각으로 괜히 미소 짓고는 주위의 눈치를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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