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군가를 비난하는 이야기는 빼고, 어느 누군가와 거침없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기분 나쁠지는 모르겠지만’으로 시작하는 말로 어느 누군가의 감정을 통제하지 않고, 기분 나쁜 어느 누군가가 그 기분 나쁨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대화를 하고 싶었다. 진솔하게 드러낸 그 기분 나쁨이 지적 호기심이 되어, 어느 누군가에게 쏟아내어 기분 나쁘게 다가선 말들이 그가 느낀 나쁜 기분과 자각의 상쾌함으로 회유하여 내 안에 차곡차곡 쌓여서 또 어느 누군가에게 적대적이지 않은 기분 나쁜 말을 건네고 싶었다.
기분 나쁜 말이 밝은 세상과 어두운 세상을 두루 거쳐서 내 마음속으로 들어오는 설렘을 맛보고 싶어서 기분 나쁜 말을 꾸준히 뱉었다. 밝고 어두운 세상이 상대하지 않고 그것들로 겁이 나더라도 기분 나쁜 말들을 안전하게 가두지 않았다.
겸손하면 기분 나쁜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겸손이 짙어지면 질수록 기분 나쁜 말을 할 수 있는 거리로 좁혀지는 것이 아니라 만만함과 업신여김, 기분 나쁜 말들의 반쪽이 가진 사악함으로 나를 조정하려 했다.
지금, 여기서 방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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