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2년 9월 30일

멋지다! 김샘! 2022. 9. 30. 23:57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네가 하고자 하는 그것이 아니었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했어.
너도 알다시피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
새로 시작하는 일이면 더 그러잖아.
새로 시작하는 일은 기초가 튼튼해야 오래간다는 것도 알잖아.
나름대로 이런 생각으로 기초를 만들고 있는데, 나와 상의도 없이 네가 원하는 환경을 다 만들었다며 이런 일을 하라고 하는 건 아니잖아.
그동안 내가 준비한 환경은 어떻게 되었겠어.
그 환경에 사람도 포함되었는데 그 사람들에게 내가 뭐라 해야 되었겠어.
그 일을 책임지고 해야 할 권위가 사라졌는데, 네가 만든 그 환경의 사람들이 내 말을 듣겠어.
누구 때문에 못하겠다는 변명을 하고 싶지 않았어.
꾹 참고 공적인 자리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말했어.
미안하지만 네가 만든 환경으로는 네가 생각하는 그런 일도 못해.
미안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도 네가 만든 환경 속의 사람들로는 할 수 없어. 
재차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환경도 말했어.
그런 환경을 천천히 만들고 있다고 여러 번 말했어.
더딜 것이라고도 했어.
잠시 주춤하더니 또다시 너와 네가 만든 환경으로 나를 빠트리려 헸어.
내가 그 의도를 모르는 게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는 꼭두각시가 될 생각으로 그냥 빠졌어.
이렇게 노골적으로 무시하면 안 되지.
네가, 내가 할 일을 나와 상의하여 결정하는 것도 비상식인데.
내가 해야 할 일을 네가 대놓고 결정하여 통보하면서 내 의견을 묻는 척하는 건 권위주의, 아니 독단밖에 뭐라고 말할 수 있겠어.
나는 내가 할 일이 아무리 옳다고 생각해도 그 일과 관련된 여러 사람의 생각으로 그런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야.
여러 사람의 생각으로 부작용과 역기능이 덜하게, 더디지만 여러 사람이 제 삶의 주인이기를 바라. 
설령, 여러 사람의 생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되어도 개의치 않아.
각자 제 삶의 주인으로서 결정한 거잖아.
속이 상할 때마다 격앙된 감정으로 결별을 결심했다가도, 이게 나만의-남은 이런 일을 당해도 대수롭지 않은 감정인지를 되뇌었어. 
결별에 따른 너와 네가 떠안을 심리적인 부담 등으로 결별 불가의 논리를 창안하여 억눌렀어. 
그 논리로 내가 나를 부정하며 너를 돕는 이유를 몇 사람에게 말했어.
더 이상 내가 나를 부정할 수 없어.
나는 세상 공부 사람 공부 열심했고 한다고 자부해.
나는 그 공부로 너를 돕는 내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했어.
지금, 그 공부가 내 신념과는 다르게 내 삶이 이용당하는고 있다며 여기서 멈추라고 해.
공부가 덜 된 나를 탓하며, 내가 벌인 일 마무리하는 걸로 끝내려 해.
하기 싫어.
굉장히 기분 나빠.

저녁에 좋은 사람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기분 좋은 금요일을 많이 기대했는데, 오늘따라 왜 이리 바쁜 일이 많이 생긴 건지, 덕분에 멈칫거린 것 깔끔하게 정리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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