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대학교때 얼굴을 익힌 후배를 아주 오래간만에 만난적이 있다. 그 후배에 대해서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만나서 즐겁게 '소주 한잔 할까'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막상 후배를 만나보니 '오늘 이자리에 괜히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던지는 첫마디가 '사모님은 어디 학교에 근무합니까?' 였다. 그래서 '00초등학교다.'라고 대답하니, 자기가 '아내 학교의 교장선생님을 자기가 잘 안다.'고 하길래 '그래'하고 말았다. 내 반응이 아쉬웠는지 몇번이고 반복해서 '내가 사모님 학교 교장샘을 잘 아는데--- ---.' 를 반복했다.
그 뿐이 아니라 합석한 후배에게 '이 선배는 마음이 여린 분이다.'하면서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었다.
참 난감했다.
다른 자리에서 우연히 그 후배에 대해서 들으니 이전에 근무하던 곳에서 '나름 잘 나가는 교사'였다고 했다. 겉으로는 웃었지만 두번다시 만나기 싫었다.
어제 힐링캠프에 안철수 원장이 나왔다. 많은 이야기 중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동기동창하고 비교하지 말자.'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했다.
초임시절에 '나는 관리자가 되지 않을 것이다.'-나도 그 중 한명이었고, 관리자가 나쁜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우습다.-라고 외친 친구들 중에서 관리자가 되기 위한 조건을 일찍 획득한 친구들이 있다. 이 친구들은 처음부터 마칠때까지 '승진'에 대한 이야기와 조건을 획득하지 못한 친구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해댄다.
'안타깝다.'
자기가 승진의 조건을 획득하는 동안 다른 친구들은 놀았을까? 오히려 승진의 조건보다 더 보람있고 내실있는 삶을 살았을지 모른다. 같은 방향과 조건으로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동기동창을 보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래서 동기 모임에 가기 싫었다. 그러나 요즘은 생각이 좀 달라진다. 동기모임에 그런 친구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그래도 그런 친구 앞이나 옆에는 앉기 싫다.
얼마전에 우리 교육원에서 다문화캠프가 있었다. 좀 힘들었다. 캠프운영이 힘든 것이 아니라. 다문화가족 연구회의 임원진들때문에 힘들었다. 우리원의 과장과 임원들이 친분이 많은 것 같았다. 다문화가족에 더 신경을 써야 할 회원들이 우리들이 근무하는교학과에서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많이 했으며, 심지어 다문화가족을 보조하는 역할은 뒷전이고 자기들의 친목도모에 더 비중을 두고 있었다.
'과장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이번 주말에 2차 다문화가족 캠프가 있다. 내가 과장에게 물었다. '이번에도 연구회 임원들이 오는지?' 과장의 답변은 '온다고 하기에 인솔만 해주고 교육원에 머물지 마라고 했다.'였다. 1차 캠프때 과장도 얼마나 우리들에게 마음이 불편했을까?
후배가 선택의 기로에서 내게 조언을 구할길래. 내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알려 주었다. 한동안 필요한 것이 많았는지 연락을 자주하고 소주도 자주 마셨다. 그러나 지금은 연락이 없다. 가끔 연락이 올때에는 나의 능력이 필요할 때 뿐이다. 나에게 미안하지 않을까?
관리자중에서 퇴임후에 모임을 만들어 현직 교사들과 관계를 지속적으로 맺으려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그 학교 교사들은 싫어한다. 이유는 다 알 것이다. 반면에 관리자는 극구 사양해도 교사들이 모임을 만들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경우도 있다.
동학년을 마치는 시점에서 꼭 계모임을 하려는 분들이 있다. 분위기가 좋아서 오랫동안 보고 싶은 얼굴이면 다행이지만 보통은 자녀들이 결혼 적령기에 있거나 다른 목적이 있는 경우가 있다.
지속적인 인간관계는 자주 전화하고 술 마시는 관계가 아니라, 자기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시키는 것이다. 습관적으로 '밥 한번 먹자.' '소주 한잔 하자.'고 말하는 것보다 상황에 맞는 말 한마디, 진정성, 경청, 열정이 당신을 도울 것이다.
직설적이고 다혈질이다. 열정적이고 추진력이 있다. 공통점이 있을까요? 나를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이다. 그러나 전자든 후자든 내가 힘들때 손을 내밀면 거절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나는 내 욕심만 챙기기 위해서 악의적으로 남을 힘들게 하는 경우는 없다.'
'나는 교사로서의 책무성이 강하다.'
'나는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융통성이라는 말로 원칙을 깨는 것을 싫어한다. 융통성은 원칙안에 존재한다고 믿는다.'
'나는 열정적이라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내가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을 남이 못 알아준다고 야속해 했다. 그러나 지금은 남도 나에게 야속해 함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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