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생활을 하면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중의 하나가 관리자와의 의견 충돌일 것이다. 교사들 대부분이 옳다고 하지만 관리자는 끝까지 교사들의 의견을 받아주지 않는다. 교사들이 건의를 하면 할수록 오히려 아집이 더 강화될 뿐이다.
처세가 좋은 교사는 사적인 자리를 만들거나 적당히 아부를 하여 관리자의 생각이 옳지만, 학교 분위기를 살펴서 이번에는 교사들의 의견을 존중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여 해결하기도 한다. 사실 이런 분들이 교무부장을 하면 다른 선생님들이 참 편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항상 이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럴때마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혼자서 머리속으로 온갖 생각을 다한다. '학교를 그만 둘까?, 술 한잔 먹고 욕이라도 실컷 할까?, 관리자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둘까?' 등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며 스트레스를 다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럴때 잠시 다르게 생각해 보자. 관리자가 고집을 피우는 것도 나름대로 교육적인 목적이 있을 것이고, 교사들이 고집을 피우는 것도 교육적인 목적이 있다. 그런데 왜 서로 감정 싸움처럼 마음에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해야 될까? 관리자가 원하는대로 하면 아이들에게 어떤 불이익이 있고, 나에게 어떤 피해가 오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해 볼 필요성이 있다.
관리자와의 의견 충돌이 생기면 관리자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주어라. 특히, 관리자가 말을 다할때까지 기다려라. 그리고 예의 바르고 설득력 있게 의견을 제시하되, 내 의견이 맞다고 단정하는 말투보다 의견 제시라는 것을 강조하라. 두가지 반응이 있을 것이다. 의견을 바꿀 의향이 없는 관리자는 회의를 마치자고 하거나 자리를 떠날 것이다. 마음의 변화가 생긴 관리자는 교사들의 의견을 모두 수용하는 것보다 절충안을 제시할 것이다.
자리를 떠난 관리자로 인하여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펴며 스트레스를 받을 것인가? 아니면 제 3자의 입장-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 나에게 미치는 영향-에서 바라볼 것인가? 즉, 그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빠져나와 객관적으로 판단해 볼 것인가?
얼마전에 후배가 나에게 하소연을 하였다. 현장학습을 가는데 관리자가 꼭 토요일에 가야된다고 하더란다. 그 이유는 학교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는 계획이라 수업일수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상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란다. 당연히 교사들은 평일에 실시하고 방학을 하루 연기하면 되지 않는냐? 현장학습을 가려는 곳은 학교와의 거리가 너무 멀고 토요일은 복잡하기때문에 전교생이 움직이는 것을 고려해 보면 평일이 낮다는 논리로 관리자와 충돌이 일으났다는 것이다. 결론은 대한민국의 모든 학교가 그렇듯 관리자의 의견대로 추진하기로 했단다. 후배를 비롯한 교사들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겠는가? 아마 현장학습이 끝날때까지 그 스트레스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럴 경우 교사들은 빨리 그 상황에서 빠져 나와야 된다. 관리자의 결정이 나와 다를 뿐이지, 틀린 것은 아니다. 어차피 교사 1~2명은 토요휴업일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위해 학교에 출근해야 되고, 방학을 하루 연기하는 것이나 토요일에 현장학습을 실시하는 것이나 시간적으로 같다. 오히려 방학을 하루 연기한다고 하면 아이들이 더 실망할 줄 모른다. 평일에 실시하나 토요일에 실시하나 새벽같이 움직여서 밤 늦게 돌아와야 되고, 오히려 토요일에 실시하면 다음날이 일요일이라 덜 부담이 되고, 출장이나 초과근무를 신청하여 별도 수당을 신청하면 된다.
단지, 걱정이 되는 것은 토요일에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안전과 이른 아침에 학교 등교가 가능한지를 판단해 보아야 한다. 이 문제를 관리자에게 제시하여 현명한 판단을 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본질은 아이들이 알찬 현장학습을 하는 것이지 토요일에 교육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관리자도 아이들의 안전과 효율성을 따져야 하는데 교사들이 토요일에 교육활동을 하는 것을 싫어한다고만 판단하는 것이다. 감정싸움을 하면서 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학교가 많이 변하기는 했지만 상명하달식의 문화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의견충돌에서 덜 스트레스를 받는 방법은 그 갈등 상황에서 빠져나와 객관적인 시각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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