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길었는데도 아쉽다. 연휴 동안 아침저녁 기온이 뚝 떨어져 해 질 녘 부는 바람에 닭살이 돋았다. 언제나 맞이하는 가을인데 고추잠자리는 어릴 적 타작마당을 끌어왔고 둑방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는 운동회 연습으로 운동장 흙먼지와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청군이 이길지 백군이 이길지 점치려 코스모스꽃을 새며 걷던 그때로 돌려보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어릴 적 시골살이가 이제는 간혹 그립다. 그러하나 텃밭으로 변한 시골집터에 집을 다시 지어 들어오라는 친구의 부름에는 아연실색하며 손사래 친다. 그곳에서 그런 기억을 다시 맞닥뜨리고 싶지 않다.
어머니는 어떤 마음이신지, 간혹 시골에 집 지어 들어갈까요?라고 물어보면 단박에 그 동네에 갈 일 없다고 자르신다. 본마음이기를 바라면서도 좁은 아파트에 불편한 몸을 고정한 당신의 삶이 안타깝다. 그리우실 텐데.
이런 생각이 학교의 삶을 잠시 이탈시켜 평온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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