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3년 10월 8일

멋지다! 김샘! 2023. 10. 8. 13:41

  지난 금요일 저녁에 친구들과 '초등학교는 지금' 출간 기념 모임을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출간 기념이 아니라 각자 처한 학교와 우리나라 교육이 처한 현실을 푸념하는 자리가 되었다.
  충격적인 이야기도 들었다. 추적 60분에 나온 초등학교 교사 인터뷰가 거짓이라는 것과 거짓인 줄 알면서도 방송을 했다는 사실은 실로 충격이었다. 인터뷰를 한 교사가 근무하는 지역의 교사들이 그 교사에게 당한 진실은 외면하고 그 교사의 주장만을 방영했다는 것이다. 그것을 알 수 없는 일반 시청자들은 애먼 교사들과 관리자를 죽일 놈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어떤 교감은 다리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가 병가 중이란다. 교사였다면 이렇게 조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억울함보다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한 역갑질로 추정되는 상황을 우리가 자발적으로 쉬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똑같은 학교구성원들이 똑같은 일을 당했고, 당하고 있는데 계급의 선악 구조 모순에 갇혀 서로를 찌르는 행위가 과연 우리 수준인가. 우리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가.
  자리를 옮겨 가면서 나눈 길고 긴 이야기의 결론은 시대에 따라 변화는 교원의 전문성을 갖추지 않으면 그런 전문성을 갖추려는 집단의 의지가 없으면 그것을 들추어 재촉하는 자정능력이 없으면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우리 헌법을 위배하는 '특수집단' 인정 요구와 침체된 경제에서 허덕이는 국민들의 정서를 생각하지 않는 수당 인상 요구는 현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다. 수당이 인상되면 현 상황의 학교가 선하게 바뀌는가. 특별과 특권을 요구하며 끊임없이 악귀짓을 하는 이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방패는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우리 사회, 우리 이웃, 우리 가족, 우리 학교의 민주주의 회복과 강화다. 민주 시민과 함께해야 위기로부터 보호받고 함께 대항할 수 있다. 우리 너머의 눈들이 우리를 어떻게 쳐다보고 있는지 잘 살피자. 이 시기가 지난 후에 그 눈들이 또 우리를 어떻게 쳐다볼지도 상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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