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비해 학부모의 교육참여 범위가 많습니다. 학부모만을 위한 행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자녀와 부모가 함께하는 교육활동도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그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방법도 강제동원에서 자발적인 참여로 바뀌고 있으며, 내용도 자녀교육에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구성되어서 인기가 많습니다. 제가 속한 도교육청의 경우에도 최고 수준의 강사를 초빙하는 경우가 많아 그 인기가 높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학부모 교육은 교육에 대한 식견을 넓히고, 자녀 바로 알기, 입시에 대한 바른 이해 등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학부모들이 학교에 가진 현실적인 불만을 해결하는 활동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얼마전에 초등학교 동창회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교육에 관심이 가장 많을 시기이기때문에 자연적으로 아이들 교육, 우리나라의 교육, 학교에 대한 불만 등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어떤 친구는 나의 눈치를 보면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먼저 '내 눈치 보지말고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하자!'고 하면서 나도 학부모들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겠다고 했습니다.
한 친구는 자기 아이가 전교어린이회장이 되었는데 학교장이 너무 부당한 요구를 하여 너무 힘들고, 온갖 행사에 참여하기를 종용하여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하기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친구는 자기가 들은 이야기인데, 아이가 전교어린이회 임원이 되었는데 교실 커튼을 모두 갈아달라고 해서 1,000만원 상당의 비용을 들여 갈았다고 하더랍니다.
그날 저녁에 들은 학교에 대한 불만은 체험학습, 편애, 공부말고 쓸데없는 것을 너무 많이 가르친다, 안내장이 많다, 학교행사에 학부모의 참여가 너무 많다, 촌지, 급식, 돌봄교실 등이었습니다. 불과 1시간 남짓으로 우리나라의 학교 교육이 엉망진창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이러한 불만은 내가 학교에 발령을 받기 시작하면서 들은 이야기가 대부분인데, 왜 바뀌지 않을까? 그리고 내 주변의 동료 선생님들을 보면 책무를 다하는 분들이 더 많은데, 학부모들의 불만은 왜 줄어들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서 얼마만큼 노력을 하고 있는가? 또, 학교의 변화를 바라는 학부모 단체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가?
돌아온 대답은 '선생이 바뀌어야 변하지, 우리가 바뀐다고 달라지나? 아이를 맡겨 논 약자가 어떻게 거역할 수 있겠느냐? 그러다가 우리 아이가 손해를 볼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학교의 선생님들은 학부모 다음으로 아이들의 장래를 걱정합니다. 부모때문에 아이가 밉더라도 순간일 뿐, 악의적으로 아이를 대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래서 학교교육에 대해 얼마든지 건의해도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습니다. 만약에 그런 선생님이 있다면 민원을 제기 하십시오. 사실로 판명되면 그에 따른 책임은 반드시 지게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민원을 비롯하여 다양하게 학교 교육에 참여하실 때는 그 방법이 옳아야 합니다.
학부모들이 가장 감정적으로 참여하게 될 때는 자녀의 말만 믿었을 때입니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자기를 보호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학교의 일을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달합니다. 내용에 따라서 매우 흥분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흥분을 가라 앉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담임선생님에게 전화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전화를 할 때에는 아이가 전한 사실적인 부분만을 이야기하고 자의적인 해석에 따른 의견은 배제해야 합니다. 요즘은 선생님들이 학부모 상담 교육을 받고 있어서 잘 들어줍니다. 그리고 학부모의 의견에 대한 답변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전합니다. 대부분의 오해는 풀립니다.
두번째는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차이입니다. 학부모와 선생님이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때에 많은 오해가 생깁니다. 흔히 말하는 '우리 선생님은 내 아이만 미워한다.'는 것입니다. 더 발전하여 선생님께 인사(촌지)를 하지 않아서 우리 아이만 미워한다는 것입니다.
6학년 담임을 할 때에 한 여학생 때문에 부모와 많은 갈등이 있었습니다. 가정에서는 너무 귀엽고 애교있는 아이였지만 학교에서는 다른 친구를 왕따시키고, 선생님이 훈계를 예사로 무시하고 노골적으로 욕하는 아이였습니다. 부모에게 상담전화를 했습니다. 믿지 않았습니다. 처음 상담에서는 아이의 학교 행동을 부모님이 인지할 필요가 있다는 정도로 매듭을 지었습니다. 두번째 상담에서는 아이의 실제 문제행동 때문에 피해를 보는 학생과 부모님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세번째에는 가정과 연계하여 잘 지도하고 싶다는 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아이의 부모는 '왜 우리 아이에게만 문제가 있다고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에 그 부모님은 찜질방과 사우나를 통해서 담임선생님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더니 우리 아이를 괴롭힌다는 소문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그 아이때문에 사건이 터진 후에야 부모님이 아이를 제대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때로는 아이가 처한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선생님이 아이를 오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별한 아이라면 그에 따른 정보를 선생님에게 제공하여 시각차이를 없애야 합니다.
학부모 다음으로 아이들을 위하는 사람이 선생님입니다. 믿어 주십시오. 악의적으로 아이를 색안경으로 보지 않습니다. 선생님이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아이의 장래를 위하는 눈입니다. 학부모의 눈과 선생님의 눈이 상호 신뢰의 눈빛으로 변하는 참여가 되기를 바랍니다.
세번째는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협의회, 각 종 위원회에 등에 학부모가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학교의 변화를 바라는 학부모라면 적극적으로 참여하십시오. 학부모의 한 마디가 선생님의 열 마디보다 더 빠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학부모의 교육참여를 제도로 보장해 놓고 있음에도 그 효과가 미미한 것은 학부모의 회의적인 생각-아무리 참여해도 변화가 없다. 미리 학교에서 다 정해놓고 알려주는 것이다. 등-과 단순히 거치는 절차에 불과하다는 학교의 관행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녀의 이름을 알리고 생색을 내기 위해서 참여하는 지극히 이기적인 학부모들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위원회에 참석하는 것은 관리자와 선생님을 다그치기 위한 것도 아니고 생색을 내기 위한 것도 아닌 아이들을 잘 가르쳐 보기 위해서입니다. 만약에 학교에서 학부모 위원들의 비위를 맞추기에 급급하다면 안건을 주도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의심나는 것이 있으면 냉정하게 질의해야 합니다. 시간에 쫓겨 안건 처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상습적으로 시간적 여유없이 위원회 개최한다면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열정을 쏟는 학교라면 격려하고 노고를 인정하고 도와주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자녀가 전교어린이회장이 되면 자동적으로 부모가 학부모회 회장이 되는 학교가 많습니다. 기분이 좋아서 여기저기에 자녀자랑을 합니다.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분명하교 현명한 회장이 되어야 합니다. 전교어린이회장이나 학무모회장은 명예직이면서 학생과 학부모를 대표하는 자리입니다. 만약에 학교에서 부당한 요구를 하면 대표로서 거절할 줄 알아야 합니다. 다양한 학부모의 의견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학교에 적극적으로 전달해야 합니다.
자녀를 자랑하고픈 마음에 부당한 학교 요구 수용하고 뒤돌아서서 학교를 비난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처세입니다. 학교의 부당한 요구를 수용했다는 마음에 학교에 와서 큰소리 뻥뻥치는 것도 올바른 참여가 아닙니다.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한 선생님의 해결방법에 대한 불만, 우리 아이만 미워하는 선생님에 대한 불만, 전반적인 학교 교육에 대한 불만, 학교의 부당한 요구에 대한 불만은 학부모의 올바른 참여에 의해 변화가 가능합니다.
서로를 역할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신뢰의 눈빛이 교환된다면 우리 아이들이 행복할 것입니다. 신뢰의 눈빛 교환의 시작을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 비난하지 않기와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는 말부터 고치면 좋겠습니다.
'교육 언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직의 전문성과 방해꾼들! (0) | 2013.06.21 |
---|---|
필요없는 교훈들! (0) | 2013.06.17 |
방학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합니다. (0) | 2013.02.20 |
쇠고기 할아버지와 교육적 보상 (0) | 2012.12.28 |
가정교육! 학교가 대신할 수 있을까? (0) | 2012.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