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기간을 이용하여 교사 워크샵이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 이번 워크샵의 계획, 추진, 결과, 분석, 적용에 관한 모든 사항은 선생님들끼리 협의하여 결정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선생님들은 너무나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협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날짜부터 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몇시간이 지나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일주일이 지나도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날짜를 정하지 못하니 장소를 비롯한 세부계획 수립도 곤란했습니다.
이때 어떤 선생님이 말하였습니다.
'차리리 교장선생님께 정해 주라고 합시다. 교장선생님이 정해 주실때에는 다소 불만이 있어도 잘 추진되었는데, 우리가 정하려고 하니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선생님들과 협의하지 않고, 교장선생님 혼자서 결정하고 추진한다고 불만을 토로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더 현명한 것 같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순간 화가 났습니다.
오랫동안 불만을 가진 사항을 이제 우리가 현명하게 결정하여 추진하면 되는데, 그 과정이 힘들고 자기 뜻대로 안된다고, 독단과 독선적인 의사결정을 현명하다고 말하는 것이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한편으로 아이들에게는 토의와 토론 방법에 대해서 열심히 가르치고 있지만, 상명하달식 의사결정이 팽배한 학교에 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결정하는 것이 현명할까요?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 효율적인 계획으로 최상의 목적을 달성하도록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목적보다 개인의 욕심을 우선시하는 선생님들이 방해를 많이 합니다. 겉으로는 학교의 성장과 발전을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개인의 욕심을 챙기기 위한 결정을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의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의견을 배척하고, 상대방을 감정적인 말로 자극하여 분위기를 흐리게 합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냉정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선생님의 직업적인 특성상 '좋은 게 좋다.'는 논리로 묵인하거나 더 나아가 암묵적인 동의를 해 줍니다. 그리고 독단과 독선적인 관리자에게 하는 것과 같이 뒤돌아서서 자기 욕심만 차린다고 욕합니다. 이제 뒤에서 욕하지 말고 의사결정 할 때 당당하게 찬,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 일치하는 동료의 의견에 적극적인 공감을 표현해야 합니다. 그래서 합리적인 다수의 생각이 결정되도록 해야 합니다.
두번째는 이중적인 생각과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특히, 의견을 모으는 선생님이라면 더욱 그렇게 해야 합니다. 아주 어렵게 합리적이고 현명한 결정을 했는데, 관리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욕심을 첨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는 특정한 선생님의 생각을 첨가하여 전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관리자는 그것이 선생님들의 생각으로 판단하여 실행하도록 합니다. 선생님들은 황당해 합니다. 형식만 갖추고 결국 관리자의 뜻대로 한다고 불평을 합니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시간이 아까우니 선생님들의 의견 수렴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불평을 아무도 관리자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기 때문에 관리자는 그 불평을 전혀 모르고 오히려 민주적으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관리자가 모든 결정을 내려놓고 형식적으로 선생님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척만 하는 것입니다. 결과를 뻔히 알고 있기때문에 선생님들은 의견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관리자는 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 결정하고 실행하도록 합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의견을 전달한 선생님에게 왜 그렇게 바뀌었는지 확인을 해야 합니다. 변명으로 일관한다면 관리자에게 직접 확인해도 되겠는지를 물어야 합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실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합리한 일에 대해서 선생님들이 해결하기보다 관리자가 해결방안을 제시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혼자서 결정한 일에 헛점이 있다는 것을 알도록 해야 합니다.
세번째는 효과적인 질문으로 상대방의 의사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제시한 내용과 다르게 상대방이 이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똑같은 의견을 반복해서 강조하기 보다, 상대방에게 왜 그렇게 이해했는지를 물어 보십시오. 그러면 오해한 부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의견에 의문점이 있거나 이해가 힘들다면 어렵게 돌려서 묻지 말고, 그 부분을 솔직하게 물어 보십시오. 간단하게 해결됩니다. 그리고 체면상 묻지를 못하고 있는 선생님에게는 선생님이 해결자가 된 것입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솔직하고 직접적인 질문과 상대방의 감정을 자극하는 질문과는 구별되어야 합니다.
관리자의 역할과 성격이 변하면서 관리자의 전유물이었던 결정권한이 선생님들에게 많이 이양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욕심, 이중적인 생각과 태도 버리고, 효과적인 질문으로 상대방의 의견 정확하게 이해하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결정 가능할 것입니다. 아울러 관리자가 결정한다고 무조건 독단과 독선적인 것은 아닙니다. 선생님들의 의견 충분히 수렴하고, 오랜 경험과 교훈으로 쌓은 지혜로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결정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다면 지혜로운 관리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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