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리더십/신규교사 멘토링

나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멋지다! 김샘! 2013. 6. 17. 12:45

 나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선생님인 줄 알면서 나의 힘듬을 아이들 탓으로 돌리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더 부끄러운 것은 나와 같은 선생님을 볼 때마다 그 선생님을 욕하는 나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말로는 학부모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자고 다짐하지만, 막상 싫어하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 나빠하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더 부끄러운 것은 학부모의 의견을 무시하는 관리자나 동료를 보면서 나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나는 부끄러운 선생닙입니다.

 선생님의 생명은 수업이라고 주장하면서 수업에 대한 열정이 식어가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더 부끄러운 것은 학교 업무때문에, 공문보고 때문에, 자기계발을 위해 수업을 희생시키는 나와 동료에게 관대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동료교사의 태만을 똑바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더 부끄러운 것은 동료교사의 근무태도와 불성실을 알면서 말할 용기가 없어서, 눈치가 보여서, 내가 이야기한다고 달라지지 않을 세상을 원망하면서 외면하는 것입니다.

 

 나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실력보다는 빽을 앞세워 승승장구하는 선생님을 뒤에서 욕만하고 속으로 부러워하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더 부끄러운 것은 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나의 모습입니다.

 

 나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동료선생님에게는 자기 욕심 다 차리고, 건성으로 아이들 가르치면서 관리자에게는 알랑방귀 뀌는 동료의 참모습을 직언하지 못하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더 부끄러운 것은 알랑방귀 뀌는 다가오는 사람에게 넘어가는 나 자신입니다.

 

 나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자신의 욕심을 차리기 위해 마음을 어중간하게 숨기고 도움을 구걸하는 동료교사를 거절하지 못하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더 부끄러운 것은 자신의 마음이 들키지 않았다고 착각하는 동료선생님을 보면서 의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부글거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다른 동료에게 뒷담화를 하는 나의 모습입니다.

 

 나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하찮다고, 관례적이라고, 학교를 위한다고,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부정한 것을 융통성으로 포장한 것을 올곧게 지적하여 개선시키지 못하고, 털면 먼지 안 나올 사람없다는 논리에 대응하지 못하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더 부끄러운 것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나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남편 잘 만나, 아내 잘 만나 자신만 편해지기 위해 학교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동료 선생님을 교육활동에서 배려 아니 배제시키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더 부끄러운 것은 그런 선생님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두려워서 아니 귀찮아서 눈감고 넘어가는 나의 모습니다.

 

 나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부끄러운 현실에 분개하고 행동으로 옮기려는 동료와 후배 선생님에게 더 부끄러운 선생님이 되라고 다독이는 부끄러운 선생님입니다.

 더 부끄러운 것은 더 부끄러운 선생님이 되라고 하면서, 나는 부끄러운 선생님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