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리더십

작은 틀과 큰 틀, 어느 것이 우선인가?

멋지다! 김샘! 2013. 7. 9. 11:19

 체육부장이 운동회를 하기 위하여 각 학년별 프로그램의 내용과 수, 학부모 참여 프로그램의 내용과 수, 특별 프로그램의 내용과 수, 준비하는 동안의 업무와 당일 업무 분장에 대한 내용으로 협의회를 시작하였습니다.

 학년 수준을 고려한 프로그램 선정과 다른 학년과의 중복 회피, 담당자 선정, 연습 장소와 일정을 협의한 후 학부모와 학교 특성을 고려한 특별 프로그램의 담당자 선정과 내용, 장소와 일정 등에 대하여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준비과정에서의 업무는 체육부장을 중심으로 연관성이 있는 선생님들이 맡기로 하였으며, 당일 업무분장도 효율적으로 정해져서 협의회를 마치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선생님이 맡은 업무를 살펴보니 업무를 맡은 가짓 수가 어떤 선생님은 많은 반면, 어떤 선생님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고 물으니,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위한 계획서나 운동회 당일 프로그램 안내장에 담당자가 표시되면 학부모가 그것을 보고 선생님의 능력을 평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체육부장이 운동회라는 큰 틀에서 업무의 효율성과 알차고 효과적인 운영을 위한 것으로 이해하면 좋겠다고 했지만, 설득이 되지 않아서 운영위원회 심의를 위한 계획서와 당일 프로그램 안내장의 담당자 란을 없애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교육활동을 마치고 홍보를 위하여 홈페이지에 사진을 탑재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분이 탑재되는 사진의 수가 학년별로 같아야 된다고 주장하여, 어느 학년은 제대로 홍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학교행사를 마치고, 홍보 담당자가 행사의 내용이 잘 드러난 학년의 사진으로 보도자료를 제출하였는데, 그것이 기사로 실렸습니다. 모든 선생님이 좋아하는 데, 어느 선생님이 왜 하필 그 학년의 사진이 기사로 실렸는지 궁금하다며 담당자를 곤란하게 합니다.

 

 극단적인 사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겪은 일이며, 이와 비슷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학교는 협의회가 교육활동의 목적과 취지를 살리는 것 보다,  업무를 모든 선생님에게 골고루 분산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당연히 교육활동의 질적인 변화는 없고 연례행사 하나를 마친 것이 전부입니다. 작은 틀을 강조하다보니 큰틀의 성장과 발전이 저해되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교육활동을 작은 틀과 큰 틀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어느 한 틀을 선택해야 합니다. 어느 틀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어느 틀을 선택했을 때 결과가 미치는 범위로 판단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작은 틀을 선택했을 때, 결과가 특정한 개인에게만 유리하고 조직(학교)과 다른 구성원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운동회에서 업무분장에만 신경을 쓰고 내용을 등한시 한다면 큰 틀인 운동회의 결과를 학부모가 평가했을 때 예년과 별반 차이가 없고 오히려 후퇴했다고 생각한다면 잘못된 선택인 것입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큰 틀 만을 강조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 분들의 논리는 우리학교가 힘들더라도 그 혜택은 지역교육청과 도교육청에 도움이 되니 우리 학교가 희생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희생한 작은 틀인 학교와 구성원들에게 돌아오는 긍적적인 결과는 없고, 특정한 구성원에게만 유효하다면 잘못된 선택인 것입니다. 따라서 꼭 필요한 큰 틀이라면 희생되는 작은 틀에 대한 배려와 보상을 포함해야 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학교는 큰 틀인 학교의 성장과 발전과 더불어 작은 틀인 구성원들의 성장과 발전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큰 틀의 방향이 작은 틀의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작은 틀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큰 틀의 성장과 발전을 저해한다면 독선과 사리사욕만 남습니다.

 합리적인 선택으로 모든 학교가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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