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리더십

독이 든 사과를 주지 맙시다.

멋지다! 김샘! 2013. 8. 12. 14:55

 홈쇼핑의 결재 방식중에 물건을 사용하고 난 후에 좋으면 가격을 결재하라는 후불제가 있습니다. 가격이 비싼 상품이거나 일상에 필요는 하지만 구입하기를 망설이는 제품일수록 후불제가 많습니다. 물건을 반품하면 판매자가 손해를 볼텐데, 왜 후불제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물건을 사용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품보다는 산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처음에는 남의 물건이다는 인식을 갖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남의 물건이지만 반품하는 것은 어쩐지 내 것을 빼앗긴다는 감정을 생성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부정성의 편향중에서 손실편향이라고 합니다.  즉, 사람은 긍적적인 것보자 부정적인 것에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 소유하고 있던 것을 잃는다는 감정에 민감한 것이 손실편향입니다.

 

 이 손실편향을 인지하지 못하여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생 수가 적은 시골학교의 경우는 법적으로 정해진 무상교육이 아님에도 학생들에게 무상의 혜택을 주거나 무상의 범위를 벗어난 경우에도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학교가 많습니다.

 경상남도교육청은 무상 수학여행을 실현하기 위하여 학생 1인당 일정 경비를 지원하지만 학교단위로 같은 금액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교는 가능하면 학부모의 부담이 덜한 방향으로 수학여행 일정을 계획합니다. 그런데 학생 수가 적은 시골학교에서 수학여행을 제주도로 갔습니다. 모든 경비는 학교에서 지출했습니다. 물론 지역사회와 학부모는 대환영이었습니다.

 체험학습을 하기 위하여 버스가 필요했습니다. 학교경비로 지출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일정부분을 수익자가 부담해야 하는 체험학습에 학교경비를 지출하여 무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아주 좋아하던 학부모가 이제는 당연시 합니다.

 관리자가 바뀌었습니다. 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사업이 생겨서 무상으로 제공하던 경비와 다른 경비를 줄여서 해결하려고 했는데, 많은 학부모가 반대하여 해결하지 못하고 그 피해는 학생들이 입었습니다.

 *법에 근거한 무상교육을 반대하는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법으로 보장하는 무상교육의 확대를 지지합니다.

 마음씨 좋은 관리자가 있습니다. 그 분은 직원들의 복무에 대해서 과할 정도로 관대합니다. 어느 선생님이 교육활동 중에 큰 실수를 하였습니다. 바른 지도가 필요했지만 침묵으로 넘겼습니다.

 관리자가 바뀌었습니다. 공무원 복무규정에 의한 복무를 강조했습니다. 교육활동 중에 일어난 선생님의 실수에 대해서는 재발 방지 차원의 지도를 하였습니다. 교직원들을 괴롭히고 질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전 관리자와 비교당하며 딱딱하고 몰인정한 관리자로 소문나기 시작했습니다.

 

 모범적인 행동이나 착한 일을 한 아이에게 칭찬 스티커를 배부하여 보상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처음에는 잘 되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칭찬 스티커에 아이들이 별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보상으로 사탕이나 과자을 제공하는 선생님이 있습니다. 동료 선생님이 만류를 했지만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효과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처음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사탕의 효과는 퇴색되고, 오히려 사소한 것에 사탕을 주지 않으면 불만을 토로한다고 했습니다.

 시험을 잘 보면 과자파티를 한다고 했습니다. 대회 나가서 입상을 하면 피자를 사 준다고 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요구를 합니다. 이번 시험 잘보면 뭐 해줄 거예요? 이번 대회에서 상타면 피자 사줄거예요? 선생님은 난감합니다.

 칭찬스티커를 배부하지 말고 얼마만큼의 칭찬스티커를 학생에게 배부한 후 잘못하면 1장씩 빼앗아 보십시오. 사탕이나 과자로 보상하지 말고 잘못하는 경우에 쉬는 시간을 줄이거나 아이들이 즐겨하는 놀이를 하지 못하게 해 보십시오. 시험을 잘 쳤다고, 대회에서 입상했다고 피자 사주지 말고 결과가 잘 나올때까지 군것질 금해 보십시오.

 

 학교예산에 여유가 있어서 무상 수학여행, 무상 체험학습 등과 같이 무상 지원을 했습니다. 그 고마움을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처음에는 좋아하다가 당연시 합니다. 오히려 제공하지 않으면 권리를 빼았긴다고 생각합니다. 손실편향을 인지하지 못한 관리자로 인해 다른 관리자에게는 큰 굴레로 작용합니다. 아이들에게 더 큰 혜택을 줄 교육활동과 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현안사업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시도하면 엄청난 저항에 부딪힙니다. 이를 알기에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원칙을 무시한 인심좋은 관리자에게 받은 혜택(?)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원칙대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편안함의 혜택을 빼앗긴다는 마음이 능력있고 존경 받아야 할 관리자를 인정머리 없는 관리자로 낙인을 찍습니다. 인기있는 관리자가 되기 위해 독을 준 것이 화근입니다. 해독하기 위해 치러야 할 댓가를 생각하지 못한 것입니다.

 

 칭찬스티커, 사탕과 과자, 피자를 제공하는 것은 선생님입니다. 그러나 그 혜택을 받은 것은 학생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보상개념보다는 자신들의 헤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빼앗기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부정적인 것에 민감하고 잃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진화과정에서 얻은 산물이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부정편향을 잘 이해하고 이용하는 학교경영과 학급경영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 수 있습니다.

 독이 든 사과의 혜택을 주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