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리더십

교육을 주제로 한 강의는 신중해야 합니다.

멋지다! 김샘! 2014. 7. 22. 11:12

 선생님인 강사가 우리나라 교육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예를 든 강의 내용입니다.

 체육시간에 너무 더워서 운동장의 나무그늘 아래에 아이들을 앉혀놓고 운동장 한바퀴를 제일 먼저 돌아오는 3명의 아이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고 했답니다. 선생님은 아이들 모두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한바퀴를 도는 아이들을 예상했는데 달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제일 앞서가는 3명을 제외하고는 쉽게 포기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이 앞서가는 일부 아이들만을 위한 교육이다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뒤처지는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적절하지 못한 사례에 당황했지만,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반론을 포기하고 글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날씨가 더워서 그늘에 앉혀 놓은 아이들에게 편안하게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주면 되는 것이고, 만약 돈이 아깝다면 그냥 시원한 그늘에 앉혀 놓으면 됩니다. 선생님의 생각만으로 더운 날씨에 아이들을 뛰게 만드는 것은 선생님의 자질을 의심해야 됩니다. 아마 대한민국에 이런 선생님 안계실 것입니다. 인용된 사례는 교육제도의 문제를 선생님의 교육방법의 문제로 전환시켜 우리나라 교육문제의 원인이 선생님들 때문이라는 것으로 잘못 전달될 가능성이 큽니다.

 두번째는 애초부터 불공정한 경기였습니다. 아이들마다 운동 능력이 다르고, 신체의 변화 정도가 다르고, 보상으로 주어진 아이스크림에 대한 호감도가 다른 아이들입니다. 그래서 출발하기 전에 이미 결과가 정해진 경기였습니다. 뒤처지는 아이를 만들어 놓고 배려하자는 것보다 애초에 뒤처지는 아이가 안생기도록 하는 교육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간혹 강의를 듣다보면 사실을 왜곡하여 전달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강의의 내용을 좀 더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그렇지만 강의를 듣는 사람들에게 오해를 불러오는 왜곡된 사례는 또 다른 피해를 낳습니다. 특히 청중이 강의자와 동일한 직업군이 아닐 때에는 여과없이 일반적인 사실로 쉽게 받아들입니다.

 강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싶다면 검증된 진실들, 특수한 사례보다 객관적인 사례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입니다. 개념없는 달리기의 예보다 아이들의 능력에 맞는 다양한 교육활동으로 성공한 사례나, 개념없는 달리기와 같은 교육제도에 의한 피해의 사례가 더 적절했을 것입니다. 

 지난 주에도 설명회를 다녀왔습니다. 강사가 극단적인 이분법으로 강의를 하는 모습에 듣는 사람들은 많은 반감을 샀습니다. 강의 내용은 아이러니컬하게도 학교문화를 바꾸어 아이들을 잘 가르쳐보자는 내용이었는데, 본인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끌어 안지를 못하고 배척하는 사람이 어떻게 학교문화를 바꾸어서 행복한 학교를 만들 수 있겠습니까?

 

 교육을 잘하자는 취지로 강의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자신으로 인해서 우리 교육을 더 회의적으로 보게 하지 않는지? 반감을 사서 역효과를 가져 오지 않는지 신중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인기를 위해서 교육이라는 나무에 상처를 주는 것보다, 바람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뿌리깊은 나무로 성장하도록 좋은 거름을 주는 훌륭한 강사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저는 자아도취되어 시간을 지키지 않는 강사보다 계획되고 절제된 강의로 시간을 잘 지켜주는 강사를 더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