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리더십

두 가지만 제거하면 학교는 바뀝니다.

멋지다! 김샘! 2015. 4. 10. 16:37

 교무회의를 두려워하는 관리자가 있었습니다. 교무회의에서 관리자가 지시를 내리면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실현 가능성과 실행 방법, 학교의 여건 등을 고려하자는 여러 의견이 제시되어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관리자의 지시가 수정되거나 폐기되는 상황이 발생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실현된 것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고집이 센 관리자는 자신의 지시가 벡퍼센트 이행되지 않는다고, 학교의 전 구성원이 참여하는 교무회의를 유야무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제국 건설에 필요한 최소의 인원으로 구성된 교무협의회를 만들어 학교의 중요 사항을 결정하여 학교 구성원들이 따르도록 했습니다.

 당연히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새롭게 구성된 교무협의회가 토론을 통해 결정되는 의결기구가 아니라 관리자의 지시를 수첩에 적어 학교 구성원들에게 전달하는 상명하달의 공간임과 동시에 관리자의 원맨쇼에 박수를 보내는 폐쇄적인 회원제 소극장이었습니다. 실현 가능성과 방법에 대한 토의와 토론이 없었기 때문에 전달을 받은 학교 구성원들은 실천보다는 타당성과 학교의 상황과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관리자의 지시에 불만만 가득합니다.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실행방법이 없습니다.'

 '실행에 따른 준비물과 예상되는 어려움에 대한 극복 방안이 없습니다.'

 실천에 역량을 모아야 할 단계인데 추진력도 없고 방향도 잃어 아이들의 성장과 발전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사진 몇장으로 된 그럴듯한 실적물과 보도자료를 남깁니다. 물론 관리자는 아이들의 성장과 발전보다 실적과 보도자료에 만족합니다.

 교육활동을 결정하고 기획하는 단계에서 학교 구성원들의 충분한 공감대와 실천 방법, 지원대책, 예상대는 어려움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토의, 토론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구성원들의 지성과 능력이 실천에 모아집니다. 이 지성과 능력이 강력한 추진력이 되고, 토의와 토론의 결과물이 올바른 방향이 되어 아이들의 성장과 발전을 돕는 참다운 교육활동으로 연결됩니다.

 

 교육성과발표회(학예발표회), 운동회, 연구학교 발표회, 학급경영록 등을 할 때 가장 힘든 점이 관리자가 최종적으로 합격판정을 내려야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다양한 교육활동도, 선생님들의 지성과 능력을 발휘한 우수한 콘텐츠도 관리자의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수정되고 폐기됩니다. 결국에는 관리자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활동만 이루어집니다. 선생님들의 지성과 능력도 성장과 발전을 멈춥니다.

 선생님들에게 재량권을 부여하고 결과에 따른 책임도 있음을 강조해야 합니다.

 학교 교육과정 설명회 프레젠테이션을 왜 관리자가 세세하게 확인하고 수정을 요구합니까? 관리자의 교육철학과 경영관만 제시하고, 나머지는 담당선생님에게 위임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학교 교육과정 설명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선생님들의 집단 지성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지원을 제공해야 합니다. 진행과정이 궁금하면 질문을 자주하여 관심이 많음을 표현하면 됩니다. 어려움을 호소하면 자료나 사례, 집단 지성과 능력을 발현시키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하면 됩니다. 그래서 학교 교육과정 설명회에 대한 피드백을 직접 선생님들이 받도록 하여 책임감을 가지도록 해야 합니다. 발견된 강점과 약점은 다음 교육활동에 적용하고 보완하면 됩니다.

 운동회나 교육성과발표회(학예회)의 종목 선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대의 변화와 아이들의 능력, 부모님들의 요구사항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분들이 담임 선생님입니다. 담임 선생님들과 담당 선생님이 책임지고 기획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결과에 대한 피드백도 선생님들에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학교 경영은 담임 선생님이 하는 것입니다.

 꼭 필요한 연간시간운영계획, 교과별 지도계획, 주안-교과별 지도계획으로 대처할 수도 있음- 등을 제외하면 담임 선생님의 교육관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담임 선생님의 교육관보다 관리자가 다 정해줍니다. 따르지 않으면 결재를 하지 않습니다. 사실 학급 경영록의 결재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결재를 득하지 않았다고 담임에서 해제되는 것도 아니며 수업을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학급 경영의 책임에서 자유로운 것도 아닙니다.

 학급 경영권을 담임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아무 의미도 없는 결재권을 빼앗기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학급 경영에 대한 책임을 담임에게 돌려주는 의미입니다. 담임도 결재가 없어져서 편한 것이 아니라, 결재의 장점인 기본적인 교육활동에 대한 체크자가 없어졌기 때문에 누락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시수 계산이나 아이들의 안전에 관한 계획 및 생활지도 계획 등이 누락될 소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학급경영에 대한 책무성이 더 요구됩니다. 동학년 협의회를 통한 전문성 신장, 학급경영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 분의 조언, 학급경영에 대한 연수 등으로 자율을 바탕으로 다양하고 창의적인 특색있는 학급경영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선생님의 성장과 발전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관료주의 문화가 선생님들의 지성과 능력을 가두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명하달의 관료문화에서 아무리 특정영역의 전문성 개발을 위하여 투자를 해도 학교는 변화지 않습니다. 교육과정, 교수법, 상담 등에 얼마나 많은 연수를 실시했습니까? 얼마나 많은 선생님들을 희생시켰습니까? 그럴때마다 선생님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것이라며 동참하지 않으면 낙오자가 되는 것처첨 얼마나 정신적 올가미를 씌웠습니까?

 결과는 어떻습니까? 실천을 강요하는 전문가 그룹은 많이 생겼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한때의 바람으로 그냥 지나갔습니다.

 토론을 방해하는 문화, 결재 만능주의 제거하지 않으면 선생님들의 성장과 발전 없습니다. 선생님들의 지성과 능력은 제자리 걸음입니다. 오히려 퇴보합니다.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선생님들을 결정에 참여하는 환경 만들어야 합니다. 토론과정에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내실있고 효율적인 실현방법이 도출되며, 걸림돌이 예견되어 극복방안이 탄생합니다. 관리자의 역할은 끊임없는 추진력과 바른 방향을 안내하는 질문을 통하여 선생님들의 지성과 능력을 개발시켜야 합니다.

 관리자의 능력에 촛점을 맞춘 불필요한 결재는 선생님들에게 스스로 교육활동을 해낼 정도의 똑똑함이 없음을 노골적으로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마지막에 관리자가 개입하여 수정하고 180도 방향을 바꾸어 버리는데 어떻게 선생님들이 최선을 다하겠습니까? 물론 결과에 대한 피드백도 관리자에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임의식보다 관리자의 구미와 눈높이에 맞는 적당한 수준에 머물고 맙니다. 따라서 선생님들의 성장과 발전도 정지하고 맙니다.

 

 경상남도교육청에서 선생님에게 아이들을 돌려주기 위하여 이 두가지 문화를 제거하기 위한 정책을 전교조경남지부와 교섭을 통하여 제시하였습니다. 전교조 뿐만 아니라 많은 현장 선생님들의 바램이었지만 그동안 교섭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이렇게 타결된 것은 경상남도교육청의 획기적인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장이 교무회의의 사회와 기록을 동시에 맡고 의결기구로 한 것은 일방적인 지시문화에서 토론을 통하여 학교의 성장과 발전을 이루기 위함이고, 학급경영록 결재 폐지는 학급경영권을 담임에게 돌려주어, 다양하고 창의적인 특색있는 교육활동을 보장하고, 이를 통하여 선생님들의 지성과 능력을 발현시켜 교육력을 높이자는 취지라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방과후학교 강사 채용 및 수당 지급을 선생님이 하지 말 것을 명시하여 아이들의 교육활동에 선생님들이 전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공문을 접수한 지 꽤 오래되었지만 공람은 커녕 잠을 재우고 있습니다. 어떤 학교는 공문을 무시하고 오히려 불필요한 잡무를 더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진정으로 아이들의 성장과 발전, 학교의 성장과 발전, 교육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다면 선생님들의 지성과 능력을 저해하는 독단과 독선의 토론 방해 문화, 대한민국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를 뽑아놓고 사장시키는 결재 만능주의 문화를 제거하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선생님들도 숙원하던 일 아닙니까?

 좀 더 적극적인 권리찾기로 아이들을 위한 지성과 능력을 펼치는 환경 함께 만들면 좋겠습니다.

 모범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