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봄이면 가뭄이 들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올해는 비가 자주 와서 봄가뭄 걱정은 안 해도 되겠습니다. 노란 우의를 입고 교통봉사를 하는 아이들이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교무부장과 연구부장과 오늘 일과에 대해서 간단히 나누고 어제 출장으로 인해 밀린 공문을 처리하고 있는데 보건 선생님의 전화가 왔다.
어제 늦게 등교한 1학년 아이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CCTV를 통해 학부모와의 오해가 풀렸다고 했다. 자칫했으면 애먼 사람이 오해를 살뻔했다. 평소 CCTV 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학부모 담당 선생님께서 학부모회 간담회 자료를 가져오셨는데 학교 교육과정과 맞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수정을 부탁했다. 학부모회 담당 선생님과 학부모회의 실제적인 활동을 담당하는 한 선생님과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았다. 교육활동이 수정되면 담당 교사가 전교원에게 공유해야 함을 강조해야겠다. 학교의 교육활동은 독립적이지 않고 연결되어 있다. 이 연결이 단절되어 있거나 연결에 정보가 흐르지 못하면 서로에게 미안한 일이 생긴다. 학교는 상호의존적인 관계로 연결되어 있어서 소통과 공감으로 바탕으로 한 협업이 정말 중요하다.
한 선생님이 작년도 선생님과 업무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애로가 있음을 알려왔다.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그래서 서로 협의하여 원만하게 해결했다.
각종 위원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그리고 교무부장을 통하여 담당 선생님들과 충분히 검토한 후 정정해야 될 부분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다.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지만 학교는 위원회가 정말 많다. 위원회 공화국이다.
점심시간에 잠시 여유가 있었다. 그런데 여유가 불안하다. 교사 시절에는 아침활동 시간, 쉬는 시간, 점심시간, 수업이 끝난 후에 남는 시간이 생기면 습관적으로 책을 보았는데 교감이 되고 나니 오해하는 시선이 생길 것 같아서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 쉬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 불편으로 다가온다.
선생님들 복무 결재와 공문 처리를 하고 있는데 특수학급 증설에 따른 담당 장학사의 컨설팅이 있었다. 특수학급의 크기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 교장선생님이 출장이라서 내일 법적인 근거를 가지고 협의해서 원만하게 처리해야겠다. 참고로 특수학급도 교실 한 칸이다. 특수학급 반 편성에 대한 법적인 근거를 특수교사에게 물어보니 특별한 근거는 없고 학교의 사정, 아이들의 상태에 따라 편성하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근거로 반 편성을 했는지를 학교장 내부 결재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특수학급에 대한 지나친 간섭으로 오해하는 답이 돌아왔다.
그런 것이 아니라 반 편성을 명확히 한 학교장의 승인으로 학급의 일관성이 유지되어야 학생 지도와 교사의 책임 여부가 명확해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리고 특수학급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과 내가 모르는 부분을 알고 싶어서 물은 것이지 괴롭히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고 했다.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퇴근 무렵에 유치원 선생님께서 다른 거점 유치원에서 유치원 인형극 관람에 따른 강당을 빌리고 싶다는 요구가 있어서 가능한지를 물어왔다. 내가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서 내일 교장선생님과 협의한 후에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불쑥 찾아온 짧은 여유가 어쩐지 불안했는데 역시나 바쁜 하루였다.
내일은 금요일이다. 좋다.
#나쁜교사불온한생각으로성장하다 / 김상백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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