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18년 5월 18일

멋지다! 김샘! 2018. 5. 19. 20:13

참 피곤한 금요일 아침을 맞이했다. 내가 잘하는 것 중의 하나는 한 가지를 꾸준히 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만 잘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잘한다는 것은 내가 아닌 남이 평가하는 것이니까.
출장이나 개인 사정으로 특별 휴가를 내지 않으면 아침마다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돕고 있다. 남이 보면 생생만 내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아침에는 이 생생만 내는 것을 생략하고 싶은 유혹을 느꼈다.
 
재량휴업일 복무 신청한 것과 몇 건의 공문을 처리했다. 나는 틈나는 대로 공문을 확인하고 처리한다. 선생님들의 공문을 직접 해결하지 못해도 일찍 전달하여 시간적 여유를 주고 싶은 마음이다.

기획회의에서 역사관 개관, 선풍기 배치, 화단 출입 관리를 비롯하여 생각이 안 나는 여러 가지 협의를 했다. 메모를 해놓은 것도 보지 않으면 무용지물인데, 요즘 내가 그렇다. 메모한 사실도 잊을 때가 있다.

오전에 유치원 공개수업을 참관했다. 참관이라기보다 복도에서 사진 몇 장 찍어서 교직원 밴드에 올려서 공유했다. 교사 때부터 공개수업으로 선생님의 수업에 참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평소 그 선생님이 어떤 수업을 하는지가 중요하다. 공개수업 한 시간에 의한 참견은 의미가 없다. 단 수업 공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기 장학은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평소 선생님의 수업은 수업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에게 하는 말과 행동으로 예상할 수 있다. 종종 하는 말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수업은 선생님이 교문을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갈 동안의 모든 시간이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수업혁신을 이해하지만 동의하지 않고 학교문화를 바꾸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놀이 시간 순회 중에 교육복지 담당 선생님이 공문 해석의 문제와 절차에 대하여 협의를 요청하셨다. 전형적인 행정업무다. 확신이 서지 않아서 다른 교감들에게 전화했는데 의견이 달랐다. 전화하는 중에 마음으로 정리가 되어서 확신할 수 없는 뉘앙스로 담당 선생님께 전해드리고 공문 상의 담당자와 연락하여 해결하는 것이 가장 빠를 것 같다고 했더니 안 그래도 그렇게 했는데 계속 통화 중이었단다. 그 공문에 의한 학교의 상황이 상상이 되었다. 

학부모로 추정이 되는 분이 무단으로 교실에 가려고 해서 내 신분을 먼저 밝히고 어떻게 왔는지 물어보니 아이를 데리러 왔단다. 아이와 연락이 되었냐고 불어보니 그렇지도 않다고 해서 마침 그 학년의 하교 시간이라 함께 기다리다가 아이와 만났다. 교무실의 위치가 정문과 가까워서 외부인이 눈에 들어오면 신경이 많이 간다. 기존의 사회적 통념이 무너지고 예측이 안 되는 사회로 전환되는 시대다. 민감해진다.

재량휴업일에 대한 선생님들의 복무와 몇 건의 공문을 결재하고 조퇴 신청했다.
피곤함과 더불어 몸에서 좋지 않은 느낌이 왔다.
몸 망쳐가며 교육을 책임지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


#교감일기

#나쁜교사불온한생각으로성장하다 / 김상백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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