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끈적끈적한 댄스 같은 비가 여름을 재촉한다.
오늘은 아버님이 녹색어머니회 봉사활동을 도왔다. 우의를 입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은 불편해 보였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은 아이들의 봉사활동은 하지 않아야 되겠다고 거듭 생각했다.
실버 폴리스를 비롯한 다양한 방법을 찾았는데 잘 되지 않아서 아이들이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내년에는 학부모에게 호소하여 녹색어머니 회원을 늘리고, 교직원에게도 당위성을 강조하여 참여하도록 할 것이다. 안전한 생활을 위한 예방활동에 내가 참여하면 내 아이부터 안전해지고 덩달아 다른 아이도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다. 덤으로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도 얻는다. 결코 밑지는 장사 아니다.
기획회의에서 여러 가지 교육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협의회나 워크숍을 통해서 결정된 활동을 꾸준히 하는 우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수학급이 신설되어서 기존의 수업준비실이 줄어들었다. 정리가 안 되어 있었는데 어제 컴퓨터 기사가 와서 정보화 기기는 정리를 했었다. 나머지 부분은 행정실과 교무행정원의 지원을 받아 수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마무리했다.
비가 오니 아이들이 실내에서 난리다. 실내 구석구석에서 난리다. 뛰어다니는 아이들은 보이는 대로 안전을 위해서 뛰지 말자고 했다. 지도하는 과정에서 나의 말을 반복하는 나쁜 추임새를 넣는 아이가 있었다. 좋은 습관이 아니라고 지도했다. 그런데도 이 아이는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몰랐다. 이 또한 꾸준히 지도해야 될 부분이다.
메신저로 알렸다.
도서실을 비롯한 특별실 열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아이들이 열쇠를 찾아다니면서 장난질이었다. 학기 초에 예고한 대로 열쇠 보관 방법을 다시 안내했다.
특별실이나 아이들이 잘 노는 곳의 가까이에 있는 선생님이 안전지도를 하자고 했다.
바르게 말하는 방법을 꾸준히 지도하자고 했다.
힘들지만 슬기롭게 꾸준히 실천하자고 강조했다.
교사 시절부터 강조했다.
동학년 협의회 시간을 오후로 하고, 놀이 시간은 아이들을 눈으로 살피자고 했다. 우리들에게 굳어진 패턴을 재조합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고, 학교도 오후 동학년 협의회를 보장할 수 있도록 지원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선생님들이 출장으로 빠지는 날도 잦아서 힘들다. 선생님, 학교, 지역교육지원청, 도교육청의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 이런 조그마한 것도 이렇는데 선생님과 학교만 바뀌면 모든 교육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말 지식과 지혜의 부족에서 오는 편협한 생각이다. 교육정책이 뿌리를 내리려면 실행을 지원하는 든든한 지원군이 필수다. 개인의 능력과 열정에 호소하는 교육정책은 오래가지 못한다. 우리는 이미 많은 경험으로 알고 있다.
사이비 종교인이 교문 앞에서 하교하는 아이들을 상대로 포교하는 행위를 단속했다. 전단지를 확인하니 불법 의료 행위가 포함된 전형적인 사이비 종교 포교방법이었다. 아이들을 유인하고, 아이들을 만지는 행위는 유괴, 아동학대, 성추행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했다. 해당기관에 신고하겠다고 했더니 200m 밖에서 하겠단다. 어이가 없어서 어떠한 경우도 용서되지 않는 불법행위라고 꾸짖었더니 눈앞에서 사라졌다.
어른들아 제발 아이들 좀 건드리지 마라! 좀!
안전한국훈련과 연계하여 대피훈련을 했다.
좀 더 신속하고 진지해야 한다. 실제처럼 훈련해도 실제에선 당황한다.
직원 체육연수 대신 맞춤형 연수를 한다. 직원 체육연수를 싫어하는 분들도 싫어하는 분위기다. 하고 싶은 연수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직원 체육연수 특히 배구를 학교의 적폐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다. 우리 학교에도 있다. 주장은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틀림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학교처럼 맞춤형 연수로 실시하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가? 본인이 원하는 내용이 아니라서 이것도 싫다고 하면 너무 이기적 아닌가?
수요일 오후에 있는 연수를 자율 연수로 돌리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단, 장소는 교내로 한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부작용 생긴다. 부작용 사례들은 충분하다. 운영 내용과 방법은 학교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수요일 오후의 연수는 학교에만 있는 싫지 않은 차별성이고,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지혜롭게 적용해야 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내가 싫다고 무조건 적폐라고 폐지를 주장하면 학교 자체가 적폐라는 생각에 동의해야 한다. 하기 싫은 것과 나아갈 방향 제시는 구별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주장을 한 후에 주장에 치우친 사고와 논리로 설득을 하지 말고 설득을 한 후 행동으로 주장하면 좋겠다.
오늘 연수 강사로 오신 우리 지역의 교장선생님께서 교감일기에 대한 격려를 해주셨다.
힘이 나지만 부담도 비례한다. 객관적 시각으로 쓴다고는 하지만 읽는 이에 따라서 이것 역시 내 마음에 의해 기울어진 판이기 때문이다.
교감이 된 이후 평온한 시간이 길어지면 왠지 불안하다.
언제 폭풍우가 밀려올지 몰라서 불안하다.
폭풍우가 몰아친 날은, 온몸으로 폭풍우를 받아낸 날은 몸과 마음이 바닥이다.
탈탈 털린다.
#교감일기
#나쁜교사불온한생각으로성장하다 / 김상백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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