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타고 다니던 무궁화호가 아닌 평소보다 20분 빠른 KTX를 타고 출근했다. 출근 시간이 상당히 단축되었다. 20분 투자하고 1시간을 덤으로 얻은 기분이었다.
학교 공사 관계로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돕던 학부모들의 규모가 이번 주부터 줄어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돕기 위해서 평소보다 일찍 출근했다. 여유가 있어서 좋다. 몇 분의 학부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도왔다.
학교 공사를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있어서 교직원,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여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의하여 결정할 계획이다. 교장선생님 말씀처럼 감정 낭비하지 않고 법령이나 일반적인 상식에 의한 절차에 의해 진행하고, 학교는 그에 파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여 아이들의 교육활동이 희생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에 별도리가 없다는 생각이다. 기획회의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서 심도 있게 의견 교환을 했고, 내일 오후에 있을 학부모와의 면담에서도 차후 절차에 대한 설명을 하고 동의를 얻어 진행할 생각이다. 절차와 내용이 원만하게 결정되면 좋겠다.
지난 금요일이 출장이어서 밀린 공문이 많았다.
놀이 시간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학교 공사 관련 내용을 부장 선생님께 전달하여 향후 일정에 대한 동 학년 선생님들의 의견을 취합하도록 했다. 그리고 오후에 부장회의에서 전체 의견을 취합했다. 어떤 식의 결정이 나든 정상적인 학교 교육과정 운영이 힘들 듯하다.
부장회의에서 2학기 배움 축제 관련 협의도 있었다. 그리고 담임선생님들에게 학부모의 개인 정보를 다른 학부모에게 절대 전달하지 못하도록 했다. 1학기에도 강조했었다.
교무부장이 하는 일이 정말 많다. 우리 학교 교무 부장은 경력은 적지만 정말 잘 하신다. 교사 시절에는 교감이 되면 선생님들의 업무 많이 돕겠다고 다짐했는데 지금은 생각만큼 되지 않고 있다. 오늘 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인데도 교무부장이 하고 있다. 그리고 선뜻 내가 하겠다고 말하지 못한 것은 난데없이 어떤 일이 발생하면 다시 교무부장에게 이 일이 돌아가기 때문이었다. 학사일정이 조정되면 방과 후 학교, 돌봄교실, 수업연구 교사 수업 공개를 비롯한 많은 교사 활동에 애로가 생긴다. 하지만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걱정만 하고 있고, 어려움이 예상되는 선생님께 미루고 있으니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점심시간에 교장선생님과 도시락(급식)을 같이 먹으면서 경남교육이 강조하는 미래교육에 대한 소견과 말이 많은 경남 교육에 대한 소소한 의견을 나누었다. 학부모들의 지나친 학교 간섭의 결과가 낳은 학교 교육력의 저하에 대한 경험담도 소개했다. 우리 학교가 그렇게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마음으로…….
내일은 종일 출장인데 오후에 교장 선생님과 학부모들과의 면담이 있어서 출장 마치는 대로 면담에 참여하기로 했다. 학교 공사 건으로 학부모와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 느낀 점은, 발생한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려는 접근보다 이기고 지는 게임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전체 아이들이 안전하고 재미있고, 알차고, 소외받지 않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면 좋겠다.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사려고 노력하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 아닌가? 학교 구성원이 정의로운 학교를 위해 노력하면 정말 좋겠다.
#교감일기
#나쁜교사불온한생각으로성장하다 / 김상백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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