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19년 9월 9일

멋지다! 김샘! 2019. 9. 9. 17:57

아무것도 없는 듯한 학교의 빈 공간의 화단에 때가 되면 불쑥불쑥 올라오는 생명들이 있다. 교무실 앞 옥국화를 심은 골과 골과 사이에 상사화가 사라지니 꽃무릇이 반쯤 피었다. 우리 학교 화단의 생명들을 보면 우리 학교를 거쳐간 사람들의 감성이 그대로 느껴진다.
태풍으로 떨어진 잎을 쓸고 있는 주무관께 인사를 건네며 피해가 없는지 물으니 없다고 했다. 실내를 살피기 전제 행정실 주문관에게도 물었는데 피해가 없었다고 했다. 아무 피해 없이 잘 지나가서 다행이다.
추석을 맞이하여 청렴문자를 전 교직원, 방과 후 강사,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41조 연수와 출장을 동시에 낼 수 있다는 선생님이 있어서 같은 날, 같은 시각에 두 가지 복무가 있으면 안 된다고 알려줬다.
2학기 교육과정 설명회를 준비하는 연구부장 선생님이 작년에 사용한 청탁 금지법, 교권침해 연수 내용을 그대로 사용해도 되겠는지 물어와서 살펴보니 수정할 부분이 없었다. 교원능력개발평가 학부모 연수를 하자고 해서 필요한 자료를 간단하게 만들어 줬다.
다친 아이가 있는데 가정에 어른이 없으니, 부모님이 다친 아이가 있는데 병원에 있는 동안 퇴원 후에 살아갈 일이 걱정된다. 이런 상황을 볼 때마다 세상은 불공평하고 사고의 원인은 돈인데 돈으로 해결하려는 사회제도가 아이러니하다. 돈이 사람을 움직이는 세상이다.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활동이 교육이니 돈이 교육을 움직이는 형국이다. 돈의 세습이 교육의 세습이다. 끊으려면 사람이 돈을 움직이는 세상이 되어야 하는데 극단의 자본주의인 신자유주의가 막을 내려야 한다. 신자유주의를 세습하는 교육을 걷어내려는 적극적인 몸부림이 필요하다. 인센티브로 포장된 교육부터 걷어내자.
마을학교를 운영해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상호부조가 잘 되는 지역인지 이웃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정이 살아있다. 오랫동안 근무한 교무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지금까지 이런 경우가 없어서 딱 부러지게 말할 수 없지만 학부모 조직이 생겼으니 돕자는 공론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판단한단다. 마을학교가 아이들을 위해서 출발했지만 이를 지원하기 위한 부모님들의 유대가 지역 공동체를 복원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물론 잘 운영된다는 전제하에, 도교육청과 학교의 지원을 벗어나서 독립적이고 자치적으로 운영되면 진정한 공동체가 시작될 것이다. 경제적인 독립과 민주적인 자치 역량 신장을 위한 다양한 고민이 시작되어야 한다.

#교감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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