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위해 몇 건의 학교시설 개선 사업을 실시해야 하는데 코러나19로 일정을 조율하기가 어렵고 욕심만큼 예산이 충분하지 않아서 관계되는 모든 분들의 고민이 깊다.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다수의 학교에선 학교장의 지시에 의해 공사의 일정과 내용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학교는 좀 귀찮지만 여러 협의 과정을 거쳐서 다수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과정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진다.
겉모양보다 효율적으로 사용되도록 하고 학생의 의견을 존중하여 현실성 있게 구현하자고 제안했다. 우리가 늘 주장하는 것처럼 보여주기 위해 모양에 치우치지 말자고 했다. 주장은 실현되어야 가치가 있다.
벌이 자주 교실에 출몰하여 학생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위험하다길래 살펴보니 화장실 바깥벽에 바다리벌로 불리는 쌍살벌이 자그마한 집을 열심히 짓고 있었다.
말벌이 아니고 사람에게 해를 잘 끼치는 않는 벌이라 그냥 두려다가 수업에 많은 방해가 된다고 하길래 뿌리는 살충제로 박멸했다. 촌놈이라 웬만한 곤충들에 익숙하고 간혹 뱀이 나와도 제갈길을 가도록 작대기로 유도하여 보낸다. 그런데 붉은지렁이는 좀처럼 적응이 안 된다. 어릴 적 밭을 일구면 어김없이 농기구에 절단된 붉은지렁이를 만나는데 정말 징그럽다. 간혹 흙에 파묻힌 손에 닿으면 아이고야!
여하튼 촌놈이 초등교사를 하니 덕 되는 일이 많다. 식물의 특징을 흔히 알고 있으니 과학 시간에 백합이 없어도 수관이 뚜렷하고 잎맥이 풍부한 잡초로 대신할 수 있고, 텃밭 가꾸기는 일도 아니고 다만 하기 싫을 뿐이다.
오래간만에 으쓱했다.
교무 부장님을 비롯한 행정원 두 분에게 '교감 본심'을 선물했더니 맛있는 빵을 사 오셔서 행정실과 교무실을 들러는 교사들과 맛있게 나누어 먹었다.
어제 퇴근 무렵에 컨설팅을 받으러 온 다른 학교 교사가 있었다. 간혹 이렇게 비공식적으로 컨설팅을 요청하는 분이 있으면 기분은 좋은데 어떻게 전달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선택한 방법을 충분한 설명을 듣은 후 에두르지 않고 감정의 언어를 빼고 진솔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 다하고 질문도 한다. 선택은 본인들에게 맡긴다. 다행히 두 분이 본심을 제대로 알고 다음에 비공식적인 컨설팅을 원하기에 오늘처럼 조퇴 내기 부담스러우면 공휴일에 커피숍에서 만나자고 했더니 좋아했다. 대신 미리 알려달라고 했다. 한가하다가도 이런 날이 되면 늘 다른 일이 생긴다.
책 '교감 본심'에 대한 피드백이 시작되는데 격려와 건전한 비판이 섞여있다. 둘 다 의미 있지 않은가?
교장 공모제의 허상과 새로운 교장 제도에 대한 감성적인 제언 글을 적었다. 비판을 주고받기 싫어서 블로그에만 남겼다.
http://blog.daum.net/nicesangbaek/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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