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742

2025년 4월 18일

교감 리더십 연수를 이틀 동안 다녀왔다. 이제는 교감들 중에서도 경력이 아주 높은 부류에 해당되어 모르는 교감들이 더 많았다. 그중에는 그들이 교직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나와 인연을 맺은 후배도 꽤 있었다. 알은체를 해오는데 퍼뜩 생각이 나는 후배도 있었고 그렇지 못해 멀뚱멀뚱 쳐다보면 인연을 맺은 학교와 이름을 댔다. 어디에 근무하는지를 묻고 답하는 인사를 한 후 돌아서는 기분이 좀 묘했다. 이번 연수에서는 연수 내용보다는 그 공간과 시간을 나만의 방식으로 즐기고 싶어서 연수 시간에는 조용히 눈을 감고 듣기만 했다. 눈을 감은 이유는 실내가 건조해서 인공눈물을 자주 넣는 불편을 줄이고 싶었고 내 눈에 맞지 않은 어중간한 조명이 상당히 거슬렸기 때문이다. 늘 같이 어울렸던 친구들이 교장으로..

2024년 11월 6일

살다 보면, 평소 나답지 않게 원인 모를 인식과 인지 오작동으로-전문 용어는 '귀신에 홀렸다'- 엉뚱한 판단과 선택을 할 때가 있다. 내 경험으로는 특정한 한 가지에 지나치게 몰입하거나 되었을 때 기존의 경험과 지식이 의심을 받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하튼 그런 판단과 선택의 여파가 나에게만 미쳤으면 '아이고 내가 미쳤나 봐!'하고 끝날 일이다. 하지만 주변에 영향을 끼쳐 혼란을 자초한 걸 뒤늦게 알았으면 '순간적으로 내가 미쳤었나 봐?'라며 겸연쩍게 넘기기보다 탓할 대상과 꼬투리를 찾는다. 특히, 지위가 높으면 더 그렇다. 예전에는 이러는 사람을 몰아붙여 '네 잘못이다.'를 논리적으로 증명했다. 그러나 요즘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면 슬그머니 상대방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준다. 내가 끝까지 ..

2024년 4월 19일

1박 2일간 교감 리더십 연수를 다녀왔다. 자기계발자들이 주장하는 대로 몇 마디 말에 사람은 쉽게 변화지 않는다. 하나의 질문에 수 천 가지로 대꾸하는 게 사람이다. 만약 원하는 대답을 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의 대꾸일 뿐이다. 그리고 그런 말에 쉽게 행동을 바꿀 사람이라면 애초에 문제성 있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누차 강조하지만 자기계발자들이 주장하는 대로 했다간 상처 입기 십상이다. 진솔하고 담백하게 얘기해서 말귀를 못 알아들으면 애석하지만 안고 가시라. 친한 몇 명이 학교에 대해서 하는 얘기가 학교의 전부가 아니다. 그게 전부인양 공개적으로 떠벌리다간 체면만 구긴다. 특히 얘기를 들려준 그 몇 명의 시선이 편협적일 땐 당신이 누리는 사회적 지위가 부당하다고 청중은 인식할 것이다. 세상을 변화..

2023년 9월 26일

할 일을 안 하는 사람이 능력 부족인지 하기 싫어서 그런 건지 알 수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일회로 끝나는 일이면 내가 해버리고, 그 사람이 꼭 해야 할 일이면 할 때마다 도와주려 하고 그 사람이 일을 마칠 때마다 고생하셨다고 한다. 일이 잘못되어서 미안하다 죄송하다해도 그런 소리 하지마라하고 잘못된 일만 바로 잡는다. 좀 귀찮아서 그렇지 바로 잡을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없으면 내가 잘못했다고 하면 되고. 화도 안 내고 신세 탓도 안 한다. 그래봤자 감정이 앞서 냉철함만 잃을 뿐이다. 이런 태도 갖기까지 참 오랫동안 울고 웃고 분개했다.

2023년 7월 4일

국가가 학교장에게 위임한 권한을 교직원이 학교장과의 협의 없이 이렇게 저렇게 하려 해서는 안 된다. 다만 학교의 위임 전결 규정에 의해 전결권자가 결정한 사항은 학교장도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전결권자는 전결 내용이 학교장과 협의해야 할 내용이면 그렇게 하는 게 모든 면에서 현명하다. 더불어 경험과 사전 지식이 부족한 교직원이 학교장과 전결권자를 배제하여 결정하곤 그렇게 하겠으니 승인을 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요즘 학교의 분위기는 그런 결정에 문제가 없으면 섭섭함을 드러내지 않고 승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해결방법을 알려주며 애초에 그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의사결정 방법을 조심스레 알려준다. 이 과정이 우리의 지혜가 되려면 원래의 목적 성취를 방해하는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런저런 변명으로..

2023년 4월 13일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1박 2일이었던 초등 교감 리더십 연수를 했었다. 오늘 그 연수를 하루하고 왔다. 1박 2일을 할 수 없는 도 교육청의 사정이 있을 게다. 연수 장소가 기존에 했던 리조트와 달라서 좀 설렜다. 가다 보니, 도착하고 보니 이름만 바뀐 그 장소였다. 남들보다 일찍 도착하고도 미세먼지로 바닷가를 거닐지 못했다. 실내가 바깥처럼 환하지 않아서 수술한 눈의 망막이 마칠 때까지 적응을 못했다. 눈의 불편으로 사람을 분간하기 위해선 빤히 쳐다봐야 하는데, 이상한 사람 되면 안 되어서 흘려보며 선배, 후배, 친구들과 인사 나누었다. 꼭 얼굴 보고 싶었던 이에겐 멀리서 한참을 본 후에 다가가서 인사 나누었다.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친구가 서운해하길래 눈이 아직 완전하지 않다고 했더니 되레 위로..

2022년 12월 29일

신뢰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내버려 두는 게 아니다. 신뢰하는 사람은 꾸준히 사람 공부를 한다. 신뢰하는 사람은 꾸준히 세상 공부를 한다. 신뢰하는 사람은 신뢰로 발생한 최악의 문제를 통찰과 통섭으로 해결할 전문성과 책임감을 지녔다. 신뢰하는 사람은 고도의 인내를 즐긴다. 신뢰는 사람의 선한 마음을 믿어 위험을 자신감으로 대처하는 고도의 정신노동이다. 방임하는 사람이 신뢰하는 사람으로 행세한다. 신뢰로 덧칠한 방임을 요구한다. 너무 쉽게. 현세태다.

2022년 7월 11일

어제 아내와 야트막한 산의 정상에 있는 카페에 가서 책을 읽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커피 한 잔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하는 게 미안해서 카페에 갈 때는 책을 잘 가지고 가지 않는데, 어제는 아내와 오랫동안 이야기할 자신이 없어서 책을 가지고 갔다. 각자의 책을 읽다가 간간이 책 내용으로, 갈수록 고집이 세지는 어머니로 이야기 나누다 보니 창밖으론 숲우듬지를 넘어가는 해가 뾰족한 그림자를 산등성이에 드리웠다. 편백숲을 잠시 걷다가 집으로 와서 어머니를 살폈는데, 좀 그랬다.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어서. 사람이 여름에 덥지 않으려는, 겨울에 춥지 않으려는 만큼, 지구는 제곱으로 더워지고 추워진다. 우리 어떡할래? 더워서 난 땀을 식히면서, 추운 몸을 떨면서 체온을 조절하며 면역력을 기르는데, ..

2021년 12월 28일

1. 경남교총 35대 회장 선거 총괄선대본부장을 했었다. 천만다행하게도 단독 입후보로 무투표 당선되었다. 경남교총 35대 회장으로 취임하는 김광섭의 남다른 노력과 주변인들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단독 출마, 무투표 당선이라는 결과를 냈다. 나를 잘 안다는 분들이 의아해한다. 흔히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내가, 보수 교원단체에 가입하여 선거를 총 관리할 수 있는지. 나이가 들면, 교감을 하면 교사 시절을 모두 잊어버리고 보수가 된다며 나를 거기에 끼워 맞추는 이들이 있다. 사실 나는 내가 진보적인지 보수적인지 모른다. 오롯이 내가 축적하여 숙성한 지식과 경험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주장했다. 그래서 과거와 지금의 주장이 상반되는 때도 있는데, 근거를 적확하게 밝힌다. 지나친 나의 주장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