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생일이었다. 두 아들이 공부한다고 떠난 뒤에는 집안 기념일이 더 쓸쓸하다. 아내는 이런 쓸쓸함을 메우기 위해 둘째 아들이 군대에 있음에도 가족 단체 카톡으로 생일 축하를 알렸다. 큰아들은 축하 이모티콘, 작은아들은 스마트폰이 허용된 저녁 시간에 역시 축하 이모티콘을 보냈다. 두 아들을 둔 가정의 단체 카톡방은 무미건조하다. 어머니는, 아내가 차린 생일 고사상에 하나뿐인 아들 잘 보살펴 달라고 신령에게 연신 두 손을 비비시며 허리를 굽신거렸다. 허연 머리에 비녀를 꽂은 어머니가 신령과 진배없는데 어느 신에게 비시는지. 어릴 적에는 어머니의 이런 모습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한평생 가족을 위해 비시는데 최소한 애는 먹이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이 생겼다. 퇴근하여 아내와 거실에 앉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