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2

2021년 7월 2일

어제는 생일이었다. 두 아들이 공부한다고 떠난 뒤에는 집안 기념일이 더 쓸쓸하다. 아내는 이런 쓸쓸함을 메우기 위해 둘째 아들이 군대에 있음에도 가족 단체 카톡으로 생일 축하를 알렸다. 큰아들은 축하 이모티콘, 작은아들은 스마트폰이 허용된 저녁 시간에 역시 축하 이모티콘을 보냈다. 두 아들을 둔 가정의 단체 카톡방은 무미건조하다. 어머니는, 아내가 차린 생일 고사상에 하나뿐인 아들 잘 보살펴 달라고 신령에게 연신 두 손을 비비시며 허리를 굽신거렸다. 허연 머리에 비녀를 꽂은 어머니가 신령과 진배없는데 어느 신에게 비시는지. 어릴 적에는 어머니의 이런 모습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한평생 가족을 위해 비시는데 최소한 애는 먹이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이 생겼다. 퇴근하여 아내와 거실에 앉아..

2020년 10월 14일

교육전문가나 전문가인척 하는 교육 참견자들은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학교 교육형태를 온라인 수업과 등교 수업을 병행하는 블렌디드 교육이 합당하다며 이에 맞는 여건 조성을 대단히 강조한다. 사실 나는 blended라는 용어가 이에 어울리는지부터 묻고 싶다. 혼합된, 혼방이라는 뜻인데 그냥 두 가지 이상이 뒤섞인다는 의미다. 이 용어보다는 두 가지 이상의 일이 한꺼번에 행해진다, 나란히 함께 간다, 화음 중의 두 소리가 서로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일이라는 뜻의 '병행(竝行)'이 더 어울리는 용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교육은 100% 등교 수업을 할 수 있는 학교 공간 재구조화가 우선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시 밀집 학교는 도시 공동화 지역 학교와 나누고, 신도시에 밀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