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에 경상남도교육청에서는 교사연구년제가 시범적으로 실시되었다. 처음 시행되는 제도인 관계로 홍보도 부족했고 교사들의 이해도 부족하다 보니 추가지원까지 받는 일이 생겼다. 당연히 연구년이 필요한 교사도 있었지만 그냥 쉬려고 하는 교사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겨로가가 어떻게 되었을까?
교사연구년제는 오랫동안 일선 현장에서 요구한 정책이었다. 물론 100% 내용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환영할 만한 정책이었다. 그러나 수혜자인 연구년제 교사들은 지원금으로 올바른 연구를 했을까? 내가 아는 몇몇 연구년제 교사들을 보면 대학원 학위논문, 해외 골프여행, 기타 본인의 취미활동 등으로 대부분을 보냈고 부끄럽게도 이것을 자랑스럽게 떠벌리고 다녔다.
2012학년도부터 연구년제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고 지원자도 많아지고 2011학년도의 연구년제 교사들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한 사회적 비판 등에 의해 제도가 대폭 강화된 것으로 안다. 손해를 누가 보게 된 것인가? 제도가 문제인가? 사람이 문제인가 ?
얼마전에 졸업식에서 있었던 일이다. 우리학교에는 우리지역에서 성공한 분이 설립한 장학회가 있다. 다른 장학회에 비해서 장학금이 꽤 많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이 장학회의 실무를 맡고 있는 분의 언행에 의해 학교가 낭패를 당할뻔 했다. 내용의 요지는 이렇다.
장학회에서 학교에 이렇게 많은 장학금을 전달하는데 왜 학교에서 나를 제대로 대접을 안하느냐는 것이었다. 학교에서는 사전 연락을 취했고, 졸업식에 참여한 손님들과 똑같이 차와 다과를 나누었고, 졸업식이 끝난 후 다같이 점심을 같이 했다. 실수라면 내빈 소개를 할때 조금 늦게 한 것 뿐이었고 교장선생님이 미안해서 내가 잘못해서 늦게 소개하게 되어서 미안하다며 더 큰 박수 부탁한다고까지 했다. 그런데 이 분은 작년에 학교에서 장학금을 달라는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와 교장선생님이 자기를 보고 인간대접을 하지 않더라와 같은 억지 주장으로 언론사와 교육장, 교육감에게 알리겠다. 이 장학회의 이사장은 실로 대단한 분이다. 이 분에게 줄서기 위해 많은 분들이 자기에게 부탁을 한다. 등으로 주변의 사람을 동원해 압박을 가하는 것이었다. 결국 교장선생님이 원만하게 일을 처리하셔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하지만 이 장학회에 대한 시선이 좋아졌을까? 이 장학회의 권위가 높아졌을까?
이 사실이 장학회를 설립한 분의 귀에 들어갔다면 그 분이 장학회의 실무를 맡은 분에게 어떤 말을 했을까? 잘했다고 했을까?
장학회가 문제인가? 사람이 문제인가?
우리는 종종 교육제도를 비롯한 사회 전반의 제도에 대해서 불편과 불만을 토로한다. 그러나 실상은 제도를 비판하는 것보다 그 제도의 중심에 있는 사람을 비판하는 경우가 더 많다.
사람이 문제라는 것이다. 역으로 말하면 사람이 중요한 것이다.
우리 교사는 교육제도라는 틀 안에 있다. 일반인들이 볼때에는 교육제도에서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이다. 제도를 탓하기 전에 내가 과연 교사로서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나의 행동때문에 전체 교육제도가 비판을 받고 있지 않은지? 냉철하게 생각해 보자.
그래서 교사가 잘못해서 교사가 문제가 되니까? 개혁의 대상으로서 교사가 중요하다는 시각에서 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교사가 제대로 인정을 받는 시각에서 교사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도록 노력해야겠다.
당신으로 인해 제도가 비판받은 적은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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