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가 사회 구석구석으로 확장되어 세밀해지고, 기술의 발달에 의한 사회의 변화, 인간 욕구의 다양화와 세분화에 의한 요구 등으로 교육활동과 교육사업이 증가할 것이다.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새로운 업무를 학교의 누가 해야 하나라고 물으면 업무표준안을 참고하여 융통성 있게 해결하라고 하거나 교무행정팀에서 하라고 할 것이다.
교무행정팀은 교육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구성되었으며 행정실에서 해야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조직이 아니다. 학교 업무 갈등의 시작은 새로 생긴 업무가 행정실에서 할지 교무행정팀에서 할지이다. 교감이 중재해서 다행히 적당하게 타협이 이루어지면 다행이지만, 두 부서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여 결론이 나지 않을 때는 학교장이 최종 판정한다. 학교장은 행정실과 교원으로 구성된 교무행정팀 중 어느 부서에서 하라고 할 확률이 높을까?
어떤 부류는 학교 구성원들이 민주적으로 협의하여 결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겪은 학교는 논리적인 주장과 반론, 소통과 공감으로 최종 결론에 도달하려는 불편한 감정보다 ‘차라리 내가 하지!’라는 감성이 앞섰다.
교감을 하는 나도 그런 감성이 더 많고, 교원의 그런 감성을 제지하며 불편하지만 토론하여 결정하자고 제안하지 않는다. 그게 편하니까! 그리고 싫어하는 것을 부추겨 괜히 분위기만 흐릴 게 뻔하니까. 대신 학교 구성원의 그런 요구가 있으면 중재자의 역할을 주저하지 않는다.
교사 때부터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학교 문화는 학교 구성원이 바꾸어야 한다.
학교 구성원의 의지와 역량, 환경에 따라 학교 문화는 다양한 게 정상이다.
탐나는 문화를 가진 학교를 선망만 하지 않으려면 자기 학교를 그렇게 만들면 된다.
그런 노력과 역량이 학교 민주주의 지수다.
이렇게 쉽게 정량화할 수 없는 복잡한 민주주의는 몇 개의 감정적인 문항에 의한 응답 통계로 지수화할 수 없다.
그런 시도는 민주주의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오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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