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에 ‘함께 성장하는 선생’ 비대면 대화를 했는데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처음이라서 불완전하다. 회원들 간의 꾸준한 대화로 자기 검열하지 않는, 지나치게 상대방을 배려하는, 대화 후에 꺼림직하지 않은, 스스럼없는 대화 모임으로 가꿀 생각이다. 시대의 요구와 환경의 변화에 맞게 유연하게 대응하여 대화의 희열을 느낄 수 있는 모임이 되면 좋겠다.
ZOOM이 40분만 무료여서 상당히 불편해서 다음 대화부터는 화질은 좀 떨어지지만 아이톡톡 유프리즘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하교한 후에는 우리 학교 강당에서 지역 교총에서 주최하는 배구대회가 있었다. 오는 분들이 학교 주변에 주차해서 지역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거나 괜히 쓸데없는 관심을 끄는 게 싫어서 교직원들의 차량을 우리가 잘 아는 학교 공간에 주차하여 외부인들이 우리 주차장을 이용하도록 비워두었다. 비가 와서 운동장을 주차공간으로 활용할 수 없었다.
오래간만에 왁자지껄 떠들며 교류하는 풍경을 보니 그냥 벅찼다. 배구가 아닌 다른 교육활동으로 학교 간의 교류가 활발하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원이 마음 놓고 교류할 수 있는 시간 확보가 제일 중요하다. 특히, 교사는 학급을 다른 교원에게 맡긴다는 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행정실장 송별회가 저녁에 있었다. 덕분에 행복학교가 잘 운영되었고, 덕분에 선생님들이 원하는 수업을 할 수 있었고, 덕분에 전 교직원이 행복했다. 그리고 참 어진 분이다. 그분을 위해 시를 한 편 지었다. 작고 예쁜 액자에 넣어 낭독한 후 선물했다. 헤어지는 아쉬움만 가득한 졸시다.
000(행정실장 이름)
서포초등학교 사람들
교무실 앞 먼지 풀풀 날리던 화단에 히아신스가 연분홍 입술을 내밀어 가녀린 봄 햇살과 힘겹게 입맞춤할 때 당신이 왔지요.
행복학교에 어울리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깐깐하면 안 되는데, 교육청에 근무해서 지나치게 원리원칙을 내세울 것 같은데, 부질없는 뜬소문이었습니다.
천근만근을 끌어당기는 서포의 중력이 등굣길 아이들의 고개를 땅속으로 당길 때, 어깨를 끌어 내릴 때, 입꼬리와 눈꺼풀을 처지게 할 때 당신은 너무나 안타까워했지요.
어둠의 땅속으로 파고드는 저 아이들을 푸른 하늘과 맞닿게 하려고 무척이나 애썼지요.
중력을 거스르는 그 고달픈 애의 고통을 겪어보지 못한 이가 어찌 알겠습니까마는.
사실,
중력을 거슬러 몸을 일으켜 세우는 물리적인 힘보다 아이들 스스로 땅을 박차 희망의 하늘과 맞닿으려는 마음을 일으켜 세우는 지난한 일이 더 고통이지요.
그 마음을 가꾸는 일을 묵묵히 지지하고 빈틈없이 지원하신 당신의 마음이 아이들의 마음에 가닿아 요즘은 어찌나 방방 뛰며 조잘대는지.
당신으로 인해,
사람보다 소문이 먼저 당도하는 세태는 어찌하지 못하겠지만, 굳이 겪어보지 않은 사람을 먼저 알려고 애쓰는 인습에 현혹되지 않으렵니다.
당신 덕분에,
더 행복했습니다.
당신의 어진 마음을 오랫동안 회자하렵니다.
000 당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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