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2년 8월 29일

멋지다! 김샘! 2022. 8. 29. 17:53

9월 1일이 2학기 개학일이다.
이번 여름방학이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로 그동안 만나지 못한 여러 친구들을 만났고, 경남교총정책연구소 워크숍을 했다.
반가운 친구들과는 그동안 쌓인 넋두리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쉬운 학교 없다, 는 세상 탓을 하며 그래도 잘 버티자, 는 위로의 악수로 헤어졌다.
경남교총정책연구소 워크숍은 내 의도와는 다르게 진행되었다. 정책 중심의 워크숍을 계획했는데 참가한 연구(심의, 자문) 위원들의 한풀이가 정점이 되었다. 정책연구소가 교총 집행부와 사무국의 일을 대신하거나 이벤트성 행사와 홍보에 동원되는 없어야 한다고 명백하게 선을 그었다. 정책 연구 중심의 변화를 위해 내년에는 교육정책 연구 공모 사업을 제안하여 그렇게 하기로 했고, 2학기에 세미나 및 포럼을 2회 열기로 했다.

우려한다.
정책연구소는 있는 듯 없는 듯한 기구로 경남교총이 교원단체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균형을 유지하도록 돕는 역할, 경상남도교육청의 교육정책이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지를 천착하는 일이다. 이런 역할을 위해서는 경남교총 집행부, 사무국, 각 지회와는 독립된 병렬 조직이어야 한다.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학교급별 위원장과 위원, 각 분야 자문위원장과 위원이 정책연구소의 연구위원으로 구성되었다. 내 의지가 아닌 것이라 변명할 순 있지만 올해는 지금 구성원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이후 정책연구소가 알맹이 없는 학교 현장 불만 토로회 장으로, 행사 및 홍보 도구로 정착할까 봐 걱정된다. 정책연구소가 이번 워크숍처럼 운영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소장을 행사 진행자 정도로만 여기고 정책연구소의 독립성을 훼손하면 비난과 비판을 떠안고 물러날 것이다.

자부심이 있다.
그동안 교사, 교감을 하며 다음 세대는 나보다 더 좋은 학교 문화로 나보다 나은 교사, 교감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선한 학교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노력으로 교육을 남들보다 조금 깊고 넓게, 통찰할 수 있다.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그런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꾸준한 공부로 번복되는 이전 주장도 있지만 변명보다 인정과 설명으로 성장하려 한다. 이런 과정을 즐기며 성장하는 내가 대견하다. 드러내어 자랑하지는 않는다. 토의와 토론에 당당하게 참여하여 성장의 밀도도 높인다. 회의 진행, 의견 듣고 모으며 정리하는 것 누구보다 잘한다. 이런 나를, 간섭하며 본인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려거나 무시하면 조용히 지켜보다 건성으로 알은체하는 인정만을 남기고는 단호하게 관계를 끊는다. 더 나빠지지 않으려는 자부심이다.

조언한다.
한물간, 한물가려는, 한물가지 않으려 애써는, 설령 실세라도, 그런 정치꾼이나 정치인이 우리보다 더 교육전문가라고 할 수 없다. 그들을 이용하여 야망을 채우려면 사적으로 친하게 지내라. 선거철에 그들이 우리에게 표 얻으려 고개 숙일 텐데, 쓸데없이 우리더러 먼저 고개 숙이도록 하지 마라. 그들을 이용하려다 이용당하기 일쑤고, 그들과 형님동생 한들 무슨 도움이 되랴. 꼰대라는 소리밖에 얻을 게 뭐가 있으랴. 넓게 인정받고 싶으면 남을 이용할 생각 말고 직접 부딪혀 투쟁하라. 그럴 때에 울퉁불퉁으로 단단하게 상처 아문 근육질의 몸집으로 불어난다. 쉽게 건드리지 못하는 거인이 된다.

교감이라서 돕는 게 아니라 학생 지도와 업무를 더 잘하라고 돕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좋은 평판 얻으려고 애써 돕지 않는다. 채용이나 위촉했던 사람이 잘하지 않았는데 인정상 또 그렇게 하여 후회하지 않으려 한다. 우리 학교는 개학준비를 위한 전 교직원 근무일을 강제하지 않고 자율로 한다. 몇 명의 교원이 나오셔서 개학 준비를 했다.

사족: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는 일기라서 비공개로 하려다가 비겁함을 무릅쓰고 드러냈다. 거간꾼은 잘 전달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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