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3년 5월 10일

멋지다! 김샘! 2023. 5. 10. 17:30

어제 5, 6학년 해인사 현장체험학습을 함께 했다. 합천행복지구의 주선으로 해인사에서 주관한 견학과 체험학습이었는데 상당히 좋았다. 스님이 해인사 곳곳의 의미를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차분하면서 집중할 수 있는 목소리로 설명했다. 정말 오래간만에 절밥도 먹고, 무엇보다 팔만대장경 판전 내부로 들어가서 팔만대장경과 판전 설명을 들었는데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공부였다. 가야산 국립공원 숲 해설사의 안내로 소리길을 조금 걸었는데 숲 공기가 정말 맛있었다.

요즘은 모든 것을 좀 천천히 하자고 다짐한다. 지름길이 있어도 돌아가며  생각을 숙성하자고 다짐한다. 말로 이기려는 본능을 억누르고 묵언하자고 다짐한다. 웬만하면 변명하지 말자고 다짐한다.

살다 보면 사적이든 공적이든 이런저런 실수를 한다. 요즘은 몸의 한계, 집중력 저하, 타성에 젖어서,  협업자에 대한 믿음, 나의 나태 등으로 실수가 잦다. 그런데 그런 일을 하는 동안에는 그런 이유를 알지 못하고 저지른 후에 안다. 그래서 뭉뚱거려 나의 실수로 받아들이고 그런 이유가 작용한 상황을 곱씹어 마음을 다독거린다. 말은 이렇게 쉽게 하지만 실제론 쉽지 않은 내 통제로 한동안 치밀은 감정을 억누르기 힘들다.

억누르지 못하고 순간 터질 때가 있다. 잘못을 지적하는 이가 무시하듯, 건방지게, 책임전가 태도로 나를 나무라면 새된 목소리가 바로 터져 나온다. 오늘 아침에도 그런 전화를 받았다. 이 양반은 나에게만 그런는지 모든 사람에게 그러는지 알 수 없지만, 나의 실수를 접어두곤 응징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만만한 사람에게만 만만하게 하는 건지, 나에게 억하심정이 있는 건지.
억하심정을 쌓으면 추잡할 나이다.
이해와 용서하지 않고 기억으로 흘린다.

'교감 일기(2018~)'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년 5월 15일  (0) 2023.05.15
2023년 5월 12일  (0) 2023.05.12
2023년 5월 4일  (0) 2023.05.04
2023년 5월 1일  (0) 2023.05.01
2023년 4월 28일  (0) 2023.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