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3년 9월 6일

멋지다! 김샘! 2023. 9. 6. 19:41

  이전 학교보다 조금 큰 학교로 옮겼더니 여러 가지 일로 하루가 바쁘다. 그동안 할 필요가 없어서 잊고 있었던 업무로 헤매고, 다른 이의 업무 처리 방법이 아닌 것 같은데 확신이 없어서 대충 넘기려다가 다시 하는 일이 잦았다. 굳이 시시비비를 따지면 내 잘못이 조금 덜어지겠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마음으로 접었다. 하지만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웃음은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업무상 비밀을 주변인과 공유하며 조롱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민원인이 전화를 완전히 끊기 전에는 오해를 살만한 언행을 안 하는 게 기본인데 기분이 참 나빴다. 마음 잘 다스렸다.

  1. 교장자격증이 없는 공모교장이 되면 빠른 시일 내에 교장자격연수를 이수한 후 교장자격증을 취득한다.
  2. 교장자격증을 취득한 공모교장도 임기가 만료되면 원래의 직급인 교사로 돌아가는 게 원칙이다.
  3. 원래의 직급으로 돌아가는 비율보다 교육전문직원인 장학관이나 연구관, 교장자격증을 취득했으므로 교장자격증이 있는, 없는 교장공모제에 응시하여 공모교장으로 가는 비율이 훨씬 높다. 페이스북 친구의 글에 의하면 원래 직급인 교사로 돌아가는 비율은 약 22.5%라고 한다.
  4. 원래 직급으로 돌아가는 게 당연한데도 그러는 분들의 수가 적어서 그분들이 특별하고 그렇지 않은 분이 당연한 것으로 인식된다.
  5. 유혹을 뿌리치고 교사로 돌아가는 것 결코 쉽지 않다. 그분들의 마음과는 다르게 우리 사회의 현실로 보자면 능력 없는 사람으로 비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그런 선택한 본인을 특별하게 드러낸다. 여기까지면 좋겠다.
  6. 본인이 경험한 교장은 다양한 교장 경험 중에 하나일 뿐이다. 그 하나의 경험으로 모든 교장이 그렇다고 주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학급 급별과 학교 환경(자연적, 인문적)에 따라 교장 역할은 천차만별이다. 교사 역시 그렇다. 많은 교장은 본인보다 더 교장 역할 잘했고 잘하고 있으며 그렇게 하다가 낭패를 당한 교장도 있다.
  7. 왜 교사로 돌아가지 않는가에 대한 비판이 아닌 본인 경험으로 다른 교장을 비판하는 것은 좀 그렇다.   

  어제저녁에 정말 우연히 전문성으로 신뢰받는 도 교육청 어떤 장학사와 현장체험학습으로 통화했다. 버스를 이용하는 유, 초등학교 모든 교육활동에는 학생통학버스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법제처의 해석, 뒤이은 기존대로 해도 무방하다는 도 교육청 공문이 있었음에도 불안으로 위축된 학교 사정을 주고받았다. 법제처에서 해석은 그렇게 했지만 경찰청에서는 법제처의 해석을 준용하지 않고 충분한 계도와 홍보 기간을 갖겠다고 했으므로 학생통학버스가 아닌 버스를 이용하는 현장체험학습은 위법이나 불법이 아니므로 손해보험사도 사고 발생 시에 기존대로 보험금을 지급하겠다, 는 공문을 신뢰할 수 없다는 현실 앞에서 교육 퇴행을 걱정했다. 언제까지 칠흑 같은 어둠 속 불안으로 허우적거려야 할까. 

  빈번한 학교 사안을 처리하는 교직원을 안심시켜 평정심을 유지하게 하고 마음이 단단해지도록 하는 데 애쓴다.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어느 날에 그렇게 되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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