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15분이다.
유등축제 국악 공연 보고 걸어오며 마신 탄산음료가 오줌으로 나왔다.
불현듯 어제 상훈시스템으로 제출한 내용 중 한 부분이 잘못되었을 불안감이 치올랐다.
한두 번 겪는 일도 아닌데 아직도 이럴 때면 안절부절못한다.
장학사가 수정하라는 대로 수정해서 다시 보내면 되는데, 그게 뭐라고 안절부절일까.
사실 어제 한 일이 맞는지 틀린지도 모르는 일인데, 교직원에게 중요한 행정 일을 하고 나면 혹시나 잘못되어 당사자가 불이익을 당하면 큰일이라는 불안이다.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고 되뇌고 되뇌어 왔건만 어쩔 수 없다.
아내가 어제 끓여 놓은 가스레인지 위 큰 주전자에서 물 한 잔을 마셨다.
다섯 시면 어김없이 화잘실에 가는 어머니가 나 때문에 잠을 깨서 부스럭거렸다.
읽던 책을 꺼내 읽었다.
이러다가 낮에 잠이 오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불쑥 올라왔다.
나이 들면서 한두 번 있었던 일도 아닌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왜 솟아난 건지.
아마 오늘 출장에서 만날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해야 하는데 피곤해서 그런 재미를 갖지 못할 것에 대한 그놈의 몸 쓸 걱정이 한몫했는가 보다.
아니다, 사람과의 관계보다 읽고 쓰며 생기는 마음속의 감정으로, 마음속의 감정을 파헤치려 읽고 쓰는 생활이 중심인 나에게 오늘 같이 마음속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설렘이 한몫했을 것이다.
걱정과 설렘으로 일찍 일기 썼다.
6시 52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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