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정책이 개선되거나 새로 생기면 지원대책이 따르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교육정책은 지원대책은 없고 책임만 묻는다.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학생을 분리하려면 교사가 무턱대고 교실 외에 지정한 분리장소로 보내면 안 된다. 학생의 침해 행위 정도와 지속성에 따라 분리단계를 거쳐야 한다. 판단은 지도교사의 몫이다. 한 교실 안에서 자리를 바꾸는 게 무슨 의미가 있으며, 침해 학생이 자기 옆자리로 오는 걸 반길 학생이 있겠는가. 침해학생의 학부모는 분리절차를 문제 삼을 수 있고, 침해학생 옆에 앉게 된 학생과 학부모도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
교실 밖 분리장소 운영도 문제성이 있다. 대부분의 학교는 여유 공간이 없어서 분리장소를 지정할 수 없다. 그 분리장소에서 학생을 관리할 인력도 없다. 학생 관리는 교원만 할 수 있는데 수업하는 교사를 제외하면 교감이나 교장밖에 없다. 어쩔 수가 없어서 분리장소를 교무실이나 교장실로 하고 관리를 교감이나 교장이 하고 틈틈이 수업이 없는 교사가 하는 걸로 계획했을 것이다.
교원단체나 노조는 지금은 어쩔 수가 없어서 교무실이나 교장실을 분리장소로 지정하고 책임 관리요원을 교감이나 교장이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지정장소 신축과 관리교사 배치를 교육부에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그런데 일부 교사와 노조가 분리장소를 교장실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교육활동 침해학생 분리의 본질을 흐린다. 교장이 교육활동 침해학생의 분리를 방해하는 모양새로 호도한다.
교사가 할 일이 있듯이 교감과 교장이 할 일도 있다.
교사가 하는 일이 중요하듯이 교감과 교장이 하는 일도 중요하다.
부득이하게 임시방편으로 그렇게 하겠다는 것에 위로는 못할망정 그것만이 바른 해결책이라며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폭력이다. 학교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바른 태도가 아니다.
교육 기술자들이 만든 교육활동 침해 행위 대응정책이 교사를 위협하는 또 따른 도구가 되지 않을지 걱정이다.
내 또래가 교감이나 교장만이 아닌 선배교사가 되면 학교가 좀 많이 달라질 줄 알았다. 그런데 어찌 그 자리에서 빙빙 돌고만 있는지. 본인만이 옳다고 이래라저래라 주장만 하지 말고 그게 옳은지부터 따져보면 좋겠다.
내일오후 2시에 진주문고 본점에서 북토크가 있다. 많이 오셔서 학교를 통찰하는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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