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경남교육청 미래교육원 AI디지털교과서(AIDT) 연수가 있었다. 뻔한 연수여서 가만히 듣고만 있으려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AI디지털교과서 기획부장의 강의가 하도 성의가 없어서 답도 없는 질문을 하고 말았다.
내가 꼬집은 성의 없는 부분이다.
-교수, 교육연구자, 교육자가 인용하는 AI와 디지털 관련 첨단 기술 연구 보고서가 낡았다. 교육계에 있는 분들이 미래교육에 대한 강의는 즐겨하지만 그들이 강의에 인용하는 자료는 과거자료이다. 어제와 오늘이 다른 게 AI와 디지털 관련 분야인데 어제의 최신 기술-연구자료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같은 년도나 이전 연도의 자료는 되어야 한다.
-디지털 전환 교육, 디지털 기술 기반 교육, 디지털교과서의 개념을 혼용한다. 디지털 전환 교육을 디지털 기술 기반인 디지털교과서로 꼭 해야 하는가? 디지털교과서 사용에 대한 찬반이 뚜렷하고 서로 주장하는 장점이 서로의 단점일 정도로 첨예한데, 시범 운영에 의한 뚜렷한 연구도 없이 전면 시행하는 게 바람직한가?
-개발의 3원칙인 인간 존엄성의 원리, 평등한 학습 기회 보장, 교사의 전문성 존중은 우리 교육의 과제이다. 고작 AI디지털교과서로 이 3원칙을 실현할 것이라고? 정말 안이하다.
-디지털 전환 교육의 가시적인 성과내기의 일환으로 AI디지털교과서 사업이 추진된 듯하다. 국민들에게 선전 효과가 큰 성과주의 정책이다.
-민간주도 사업인데 우리는 이미 neis로 민간주도 교육 정책의 불편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다. 개정되는 교육정책과 교육 현장의 요구대로 업데이터와 관리가 되지 않아 실제 교육과 동기화되지 못하는 불편, 첨단 기술보다 경제성이 있는 기술만 도입하는 민간 업자의 섭리로 인한 시스템 낙후의 불편. 지금, 먼저 안내한 AI디지털교과서 역시 통계와 단순 분석 기술로 피드백하는 체계인데 이걸 AI로 불러도 될까? AI디지털교과서 사용을 위한 연수를 한다는 게 AI가 아니라는 반증 아닌가? 좋으면 사용하지 말라고 해도 사용하는데 좋지 않은 걸 억지로 사용하라는 정책에 무력감만 든다.
-위험 비판보다 강점을 수용하라는 강사의 감성 자극은 학생 대상의 교육 실험 위험성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위험한 태도다.
계속 주장하는 내용이다.
교육행정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게 교육의 질을 더 높일 수 있다. 디지털 전환 교육이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방법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성과주의 정책이 아닌 교원이 전문성을 갖고 학생을 제대로 가르필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교사가 생기부 정정에 얼마나 시간을 뺏기고 있나? 교사의 피땀인 생기부 데이터가 교원을 옥죄는 감사자료 이상의 가치로 활용되고 있나? 데이터로 전산화된 교원의 인사기록카드는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의 전보와 인사 증빙자료로 활용될 뿐, 그래서 여전히 수기 작업의 불편과 검수에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는데. 이 많은 데이터에 AI를 활용하면 행정업무 시간을 확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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