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을 잃었는가 보다 공문이 폭풍처럼 몰아친다.
아무래도 초심을 관리하던 체계가 무너졌는가 보다.
바삐 공문을 처리하는 사이사이에 말 걸어오는 교직원의 겸손한 목소리, 행정 전화, 민원 전화, 당연하듯이 일어나는 학교의 일상을 무너뜨리는 사소하지만 진땀 나게 하는 일들에 짜증은 났지만 그 정도는 감내할 수 있고 감내해야 되어서 딱딱하게만 응대했다.
관료제에서는 최상부 기관의 구미에 맞도록 모든 행정체계와 인력이 작동한다. 그걸 뻔히 알면서도, 하루 만에 해결해야 하는 예고된 공문을 접하고는 시키면 시키대로 하는 게 능력이 되어버려서 '위에서 시키니까' '위에서 공문이 늦게 와서'라는 말이 일방적인 행정을 방어하는 만능 키가 되어 버린 현실에 화가 났다.
아니, 아닌 것은 아니라는 말도 하면서 시키는 것 좀 하자. 그런 말도 안 하고 살다가 윗자리에 가면 또 시키면 시키는 대로만 할 것 아닌가? 들어줄지 안 들어줄지는 윗사람 마음이지만 아니라는 소리는 하고 살아야 우리 사는 세상이 조금 변화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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