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같은 비가 내린다.
짙은 연두색의 쑥절편을 받아들곤, 직접 쑥을 캐서 시장통 떡방앗간에서 옛날 방식대로 한.
쓸데없이 하나하나에 비닐 포장했다고 투덜대곤, 옛날에는 눌어붙지 않게 참기름울 발랐지.
휴게실 창문 너머 헐레벌떡 학교로 뛰어드는 교직원을 보며, 구수하게 구워진 커피 원두를 천천히 갈았다.
커피를 내려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업무포털을 보려는데 얕게 켜놓은 클래식 음악이 오늘 같이 비 같은 비가 오는 날은 낭만에 젖어란다.
한 모금의 커피로 조용히 눈을 감았다.
눈치 없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이 떠오르고.
어이없게,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이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내게는 또.
이러는 내가 참 짜증스럽다, 그래도
비가 와서, 비 같은 비가 와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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