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아이와 가장 많이 부딪히는 문제 중에 하나가 거짓말입니다. 과거에는 이 거짓말을 바로 잡기 위해서 체벌을 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고 생각되어집니다. 거짓말을 잘하는 아이로 낙인이 찍히면 모든 면에서 불리하게 작용을 합니다.
학교를 옮긴 첫해에 6학년 담임을 하였습니다. 싸움과 거짓말을 정말 잘하는 아이를 만났습니다. 학교에 싸움이 일어나면 거의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이 아이를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그날도 여학생을 때리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나는 그 아이에게 왜 때렸는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빠짐없이 말하라고 했습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생각하니 이 아이만 잘못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맞았다고 하는 여학생과 담임선생님에게 원인을 제공한 것도 잘못이 있으니 같이 화해하고 지도하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구동성으로 우리 반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교실로 와서 맞은 여학생과 선생님이 네가 거짓말을 한다고 하는데 그게 정말이가?라고 물으니 한숨섞인 목소리로 이런 일이 생길때마다 모든 선생님이 자기 말은 믿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네 생각에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으니 성질이 다혈질이라 누가 놀리면 참지를 못하고 욕과 주먹을 먼저 사용하고 싸움도 잘하니 모든 잘못이 자기에게 돌아오는 것이 억울하여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거짓말을 안해도 했다고 한답니다.
한참이 지난후에 요즘은 왜 거짓말을 안하니?라고 물으니 거짓말을 해봤자 쉽게 들통이 나고, 거짓말을 한 이유를 말하라는 선생님의 잔소리도 덜 듣고, 거짓말 한 것 때문에 더 야단을 맞으니 안한다고 했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거짓말을 안해도 선생님들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믿으니 어떤 경우에는 잔소리와 야단을 덜 맞기 위하여 진실을 거짓말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정말 상황판단력이 뛰어나지 않습니까?
자기가 덜 손해보기 위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건을 전개시키는 능력이 뛰어나지 않습니까? 흔히, 머리가 좋지 않으면 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우리는 거짓말을 잘하는 아이를 만나면 책임만 물으려고 하고 그 아이의 능력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황판단력이 다른 아이들보다 월등한 아이에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역할을 주면 안될까요? 그래서 자신의 판단과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게 하면 어떨까요?
지방에서 수학여행을 가면 반드시 가야될 곳이 에버랜드입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항상 걱정하는 것이 어떻게 하면 제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모이도록 하는 것일까?입니다. 이럴때 상황판단력이 좋은 아이를 조장으로 시키면 예상외로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거짓말은 분명히 나쁜 것입니다. 반드시 지도하여 고쳐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거짓말에 촛점을 맞추어 지도하다보면 효과도 없고 서로간에 스트레스와 불신이 생겨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거짓말을 잘하는 아이를 모든 상황을 판단하여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건을 전개시키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라고 생각하고, 그 능력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아이와 선생님에게도 도움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시작해 보십시오.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잘 듣습니다. 듣다보면 반드시 모순이 발견됩니다. 이때 왜 거짓말하니?라고 말하지 말고 모순되는 점을 이야기하고 왜 그런지를 묻습니다. 이때부터 아이의 이야기는 갈팡질팡합니다. 자신에게 유리하게 전개시키려고 하는데 계속 모순이 생깁니다. 거짓말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때 선생님이 왜 거짓말을 했지?라고 묻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는 말을 안합니다. 다그치지 말고 다시 너의 잘못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니?라고 묻습니다. 아이는 거짓말 한것입니다라고 합니다. 잠시 기다렸다가 그러면 지금부터 어떻게 해야 되겠니?라고 물으면 잘못했다고 합니다. 바로 용서하지 말고 네가 거짓말을 했으니 그에 따른 책임도 네가 져야 한다. 따라서 네가 피해를 입힌 친구에게는 정중하게 사과하고 이러이러하게 해라라고 합니다. 그리고 행동으로 실천하도록 합니다.
또 의도적으로 수업내용 중에 있는 갈등상황에서 그 아이에게 발문을 많이하여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바쁜 교실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실천하기가 싶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단번에 고치려고 하지 말고 학기말이나 학년말 쯤에 변화된 아이를 상상하면서 꾸준히 시도해 보십시오. 그리고 아이가 가진 뛰어난 능력을 바르게 발휘하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런 아이가 선생님의 진정한 제자가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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