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에 어느 술자리에서 젊은 관리자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우연히 합석을 하게되었는데 그 자리에는 경력이 얼마안되는 젊은 선생님도 함께 있었습니다.
관리자가 낀 보통의 술자리와 같이 관리자가 대화를 주도하고 선생님들은 경청(?)을 하는 분위기로 흘러갔습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중간중간에 반대되는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관리자는 아예 들을 생각을 하지 않았고 철저하게 무시하는 언행을 거침없이 했습니다.
아름답게(?) 마무리 하고 싶은 마음에 한 선생님이 여기 있는 선생님들 흔히 말하는 출세할 수 있도록 잘 부탁한다고 하니 출세하려면 '돈과 교육감 선거에서 표를 모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꺼리낌없이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멍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분을 잘 아는 분들이나 경력이 높은 선생님들이 들어도 논란이 있을 법했는데, 저경력의 선생님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 어떤 생각을 했겠습니까? 동의하는 척 하는 것인지? 실제로 그렇게 하겠다는 동의의 뜻인지는 몰라도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면서 선배로서 심한 모멸감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가졌습니다. 관리자는 자신의 말에 동의하는 것으로 판단했는데 똑같은 말을 몇번이나 반복하고 다른 약속이 있다는 말을 남기고 계산도 하지 않고 바람처럼 사라졌습니다.
지역교육지원청이나 도교육청의 잘못된 공문해석과 담당자의 아집과 고집으로 학교나 선생님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있습니다. 모든 선생님들이 상위법에 위반되고 상식적으로 이해를 하지 못하는 정책, 시대착오적인 정책, 홍보와 현장 적용이 상이한 정책, 아이들을 위한다는 정책이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정책, 개인의 출세를 위한 정책, 개인의 권력을 남용하는 정책, 본인의 잘못을 덮기 위한 정책 등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번쯤은 피해자가 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순간적으로는 소송을 불사할 마음도 갖지만 선생님이라는 여러가지 약점과 비협조적인 주변의 반응 등으로 맛있는 술안주로 대체되고 맙니다.
올해(2014년)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선거가 있습니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을 뽑아야 되는 중요한 선거입니다.
무엇을 근거로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을 뽑을 수 있을까요?
돈과 표를 모을 수 있는 능력만 있는 사람을 출세시키는 사람이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일까요?
잘못된 정책과 고압적인 태도, 직책으로 통제하려는 사람을 조직에 중용하는 사람이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일까요?
그런데 선거때면 혈연, 지연, 학연이 돈과 많은 표를 모을 수 있는 사람과 감언이설로 부당한 정책을 남발하는 사람들을 판치게 만듭니다. 그리고 모멸감과 굴욕감을 주는 관리자의 출세에 대한 분노와 술자리의 훌륭한 안주 역할을 한 부당한 정책에 대한 피해 경험들을 망각하게 만듭니다.
이제는 바뀌면 좋겠습니다.
말과 머리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바뀌면 좋겠습니다.
돈과 표로 출세한 사람들이 많은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부당한 정책으로 피해를 준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교육을 정치의 발판으로 삼는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따뜻하게 악수할 줄 모르는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을 선출합니다. 잠시 망각하고 있는 돈과 표로 출세한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부당한 정책에 느꼈던 무력감을 깨우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깨워서 바꾸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지혜롭고 현명한 우리를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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