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한 분 때문에 무척 힘든 시기가 있었습니다. 업무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회식 자리에서의 폭언과 비인격적인 대우, 협의회 시간의 막말 퍼레이드는 선생님들의 혈압을 올리는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근무하는 선후배들과의 친목자리에서 관리자에게 그동안 당한 것들을 중심으로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선배가 참 좋은 관리자인데 왜 그렇게 미워하냐고 하면서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돌렸습니다. 그래서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같이 근무하는 모든 선생님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싫어한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마음으로는 그 선배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연수회에서 선생님으로서 정말 존경하고 싶은 분을 만났습니다. 제가 찾던 이상적인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분의 강의가 열리면 빠지지 않고 청중이 되었습니다.
그 분의 강의가 있던 어느 날 그 분이 근무하는 학교 선생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저런 분과 같이 근무하게 되어서 정말 행복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선생님의 반응은 흔히 말하는 '썩소(썩은 미소)'만 짓고 별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재차 그 분에게 받은 감동적인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가벼운 호응정도였습니다. 그리고 헤어지면서 '기회가 되면 그 분과 같이 근무해 보세요. 좋을 것입니다.'라는 말을 하는데 내용과는 반대의 뉘앙스였습니다. 그래서 그 분과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것이 아닌지를 의심했습니다.
인간은 진화과정에서 자신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모방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까지 자신도 모르게 모방한다는 보고서도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자신보다 권력이 있거나 영향력의 범위가 넓은 사람을 보면 닮고 싶은 생각이 들고 자신도 모르게 따라하게 됩니다.
특히, 자신이 동경하는 대상을 만났을 때는 더 쉽게 존경심이 생기고 더 빨리 모방하게 됩니다. 그러나 내면적인 생각과 감정,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상태를 알게 되면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폭언을 비롯해 비인간적인 형태를 보이는 관리자를 다른 학교에 근무하는 선배가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그 관리자는 업무능력보다 인간적인 면이 문제가 되었는데, 그 선배는 그 관리자를 만나는 곳이 주로 술자리엿습니다. 술자리에서 관리자는 남들이 고민하는 문제를 풍부한 인맥으로 쉽게 해결해 주고, 비용도 본인이 지불하는 등의 여러가지 화끈한 행동은 관리자의 로망으로 생각하기에는 모자람이 없었습니다. 그런 자리에서 만난 선생님들은 그 관리자를 업무능력이 뛰어나고 교원들의 고민을 쉽게 해결해 주는 사람으로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같이 근무하는 선생님들은 업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그 분이 하는 폭언과 비인간적인 대우를 싫어했기 때문에 그 분의 객관적인 능력이 희석된 것입니다.
제가 존경하게 된 그 분도 강의를 통해서는 열정적이고 멋지게 생활하는 선생님이었지만 같은 학교의 동료들은 그 분의 강의출장으로 인한 공백을 책임져야 했고, 출장을 쉽고 자주 나가기 위해서 학교 분위기와 맞지 않은 관리자와 지나친 우호적인 관계, 수업보다는 강의에 치중하는 모습 등을 보았기 때문에 그 분에 대해서 호의적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남의 이야기를 하지 않고 살 수 없습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뒷담화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하여 언짢아 하거나 새로운 갈등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뒷담화 주인공의 생각과 감정상태, 구체적으로 처한 현실 등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일 뿐입니다.
하지만 뒷담화와 엇갈린 반응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닙니다. 본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동료의 희생이 필요하다면 인간적인 양해와 보답하려는 동료애를 먼저 보여주는 것이 도리입니다.
혹시 엇갈린 반응의 주인공이 되어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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