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언설

경남형 혁신학교의 성공을 위하여

멋지다! 김샘! 2014. 7. 28. 09:13

 새로운 교육감의 등장과 함께 경남형 혁신학교에 대한 기대가 뜨겁습니다. 그래서 경남형 혁신학교의 설명회를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경남형 혁신학교(이하 혁신학교)에 대한 주위의 다양한 반응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혁신학교의 기본 정신과 어긋나게 진행되는 부분과 현장의 이해 부족으로 우려되는 점들이 있었습니다. 혁신학교를 반대하기 위한 것이 아닌,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 우려되는 부분에 대한 좀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 듯합니다.

 

 설명회에서 미래를 위해서 혁신학교가 필요하다는 것을 계속 강조하였습니다. 그런데 경남교육에서 바라는 미래가 어떤 것인지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혁신학교를 성급하게 뿌리내리기 위해서 피상적인 미래를 강조하기 보다, 현재의 학교를 더 행복하게 만드는 데 주력하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즉, 혁신학교에서 행복한 미래를 꿈꾸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지나치게 관(교육청) 주도적이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열린교육, ICT활용수업, 융합교육, PCK 활용 수업 등이 큰 환영을 받지 못하고 오래 버티지 못한 이유 중에 하나가 지나친 관 주도적이라는 것입니다.

 관이 주도하면 좋은 점도 있습니다. 예산지원, 연수회, 세미나 등을 비롯한 재정과 행정적인 지원을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일반화와 속도전의 덪에 걸려 내용의 획일화와 현장 선생님들의 수동적인 태도를 낳았습니다. 정신은 사라지고 안내된 대로 따라하면 완성되는 레시피로 전락한 것입니다.

 혁신학교는 학교문화를 바꾸는 혁신적인 작업입니다. 따라서 학교 현장의 능동적인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이끌고, 관이 지원하는 체제가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속도는 느리겠지만 생명력은 오래 갈 것입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 곁으로 가기 위해서는 방해물을 제거해야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공문서입니다. 

 가르치는 업무와 관련된 교무(敎務)는 필요하지만 학교 전반을 관리하기 위한 교무(校務)는 관리자와 행정실에서 해야 될 일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학교를 보면 가르치는 일과는 별개인 성과주의와 업적주의에 입각한 교무(校務)업무를 선생님들이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지역교육지원청이나 도교육청에서는 지원과에서 하고 있는 업무인데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하고 있는 업무도 많습니다. 이런 사정을 경상남도교육청에서도 인지하고 있기때문에 가르치는 업무와 별개인 공문이나 업무를 교감중심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도 교감선생님을 중심으로 업무경감을 위한 간소화시스템이 있지만 제대로 시행되는 학교는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학교문화로는 교감선생님에게 왜 시행하지 않느냐고 따지지 못하는 것도 현실입니다.

 그래서 도교육청에서는 이를 시행하지 않는 학교의 경우에는 인사상의 불이익을 비롯한 엄중한 처리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관리자의 체면이나 성과를 위해 선생님들에게 가중된 업무도 꼼꼼하게 점검하여 걷어내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보도자료입니다. 관리자평가에 보도자료의 건수에 비례해서 부가점을 주는 항목이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관리자들의 평가를 위하여 불필요한 업무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각종 평가나 성과처리에 불필요한 업무가 준거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혁신학교는 학교 문화를 변화시켜 교육 본질을 회복하자는 운동입니다. 그러나 경남형 혁신학교의 실행 계획안에 보면 선정 절차에서 심층면접이 먼저고 계획서가 나중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기존의 연구학교나 꿈나르미 학교의 지정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심층면접을 먼저 실시하는 것은 상당이 바람직한 일이지만 기존의 연구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형식에 그치고 있습니다. 심층면접을 먼저 실시하는 것도 이런 점을 우려하여 혁신학교를 추진할 문화가 조성된 학교를 선정하기 위한 고심의 결과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현행의 학교문화는 관리자가 이끌고 선생님들은 끌려가는 수동적인 문화입니다. 따라서 연구학교를 추진하듯이 관리자가 자신의 욕심을 위하여 혁신학교를 지정받고자 욕심을 낸다면, 심층면접을 실시해도 선생님들은 관리자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즉, 혁신학교를 위한 민주적인 체제와 선생님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열정이 넘치는 학교문화를 가진 학교는 극히 일부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공모제의 선정형태에서 벗어나 혁신교육을 하고 싶은 학교는 모두 실시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특별한 예산지원이나 인센티브도 주지 않는 것입니다. 혁신학교가 특별한 예산이 필요없을 뿐더러, 필요하다면 그 정도의 예산은 학교예산으로 충분히 충당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러면 인사시기에 혁신학교에 동참할 의지가 있는 선생님들은 학교를 민주적으로 경영하고 혁신학교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관리자가 있는 학교로 자연적으로 이동될 것입니다. 더디고 느릴것이지만 자발적인 참여가 혁신학교의 뿌리를 튼튼하게 할 것입니다.

 

 나이와 경력을 언급하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혁신학교는 다양한 경험에서 많은 지혜를 얻은 4~50대의 중견선생님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전체를 관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서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는 혁신학교의 추진이 필요한데, 관리자의 비민주적인 학교경영, 기존 교육의 부정적인 면만을 부각시켜 마치 지금까지의 교육은 헛것이고 낡았다고 규정하는 방법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모든 제도가 변화듯이 교육 또한 살아움직이는 유기체처럼 시대의 변화에 맞게 성장하고 발전해 왔습니다. 대부분의 관리자 역시 시대의 요구에 호응한 것입니다.

 기존의 교육과 관리자를 무조건 부정적인 시각으로 몰아가는 것은 큰 반감을 불러 일으켜 혁신학교의 추진에 어려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경험으로 지혜를 쌓은 4~50대의 선생님들이 잘 중재하고 조절하며, 때로는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선생님이 주축이 되고 관리자가 지원하는 이상적인 혁신학교가 추진될 것입니다. 그리고 교육에 대한 열정과 학교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진 4~50대의 선생님들은, 선생님으로서의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관리자와 선생님 사이를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도와주고 배려하는 리더십을 솔선수범하여 생채기를  내기보다 곪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힐링과 웰빙의 학교 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에 대하여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사람의 성격은 변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타고난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연구입니다. 그리고 성격에 따라 좋아하는 것과 재능도 다르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입니다.

 혁신학교의 추진에서도 사람의 성격을 잘 고려해야 됩니다. 혁신학교의 내용이 획일화되면 안된다는 이유의 하나도 사람의 성격과 관련성이 있습니다. 혁신학교의 모든 관리자는 등교하는 아이들을 친절하게 웃음 띤 얼굴로, 때로는 포응을 하며 맞이해야 된다고 정해 놓으면, 어떤 관리자는 정말로 진실된 마음으로 학생들을 맞이할 것이고, 어떤 관리자는 억지로 가식적으로 맞이할 것입니다. 그런데 억지로 가식적으로 아이들을 맞이하는 관리자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무뚝뚝한 성격도 있지만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탁월한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무뚝뚝한 관리자가 가식적으로 아이들을 계속 맞이하는 획일화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그분만의 방법으로 아이들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실천방법을 허용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다양성이 존재하는 혁신학교가 될 것입니다.

 선생님들도 성격에 따라 어떤 선생님은 전통적인 방식, 어떤 선생님은 PCK적용, 어떤 선생님은 STEAM(융합)교육, 어떤 선생님은 환경교육 등에 특별히 가르치는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분들에게 가르치는 방법의 변화를 강요하기보다 혁신 학교의 정신이 가미되도록 조언하면, 혁신학교의 정신이 담긴 다양하고 창의적인 혁신학교가 많아 질 것입니다.

 반면에 독선과 아집의 유전자로 환경의 변화에 적응성이 뛰어난 카멜레온 같은 성격을 가진 분들도 있습니다. 이 분들은 교육이 변할 때마다 탁월한 보호색을 발현하여 그 생명력을 유지지만 결국에는 독선과 아집으로 학교를 불행하게 만드는 장본인들입니다. 교육이 변할때마다 성격이 변한 것이 아니라 특유의 유전자로 상황에 맞게 자신을 잘 맞춘 것입니다. 이런 분들이 또다시 자신의 출세를 위하여 혁신학교의 색깔로 자신의 몸을 감쌀 우려가 있습니다. 오랜된 환부입니다. 제대로 치유하기 위해서는 도려내어야 합니다. 심층면접이나  다른 방법을 통하여 이런 분들이 관리자로 있는 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혁신학교의 지속적인 성작 동력이 필요합니다. 열정적인 선생님들에 의하여 혁신학교가 완성되는데, 선생님들의 열정이 발현되고 유지되도록  리더십 관련 연수 확대와 탈의실도 제대로 없는 휴게실, 휴게실 조차도 없는 학교, 몸이 아파도 마음편히 갈 수 없는 보건실, 교직원을 위한 탁아시설 등과 같은 열악한 환경을 비롯한 교원복지 향상에 꾸준한 투자가 있어야 합니다. 사명감으로 열정에 가득찬 선생님을 요구하기 전에 불타는 사명감이 시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생님이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합니다.

 

 마지막으로 교육감님들께 부탁합니다. 혁신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도록 대학 입시제도가 바뀌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뀌지 않으면 혁신학교는 초등학교 좀 더 나아가 중학교에서 멈춰 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유는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현행의 입시제도가 개선될 수 있도록 교육감님들께 부탁과 함께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경남형 혁신학교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고 확산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우려되는 점들을 나름대로 열거해 보았습니다. 경남형 혁신학교의 진행 사항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정보가 미흡했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너그럽게 이해해 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혁신학교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서 엄히 꾸짖어 주시기 바랍니다.

 혁신학교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리고 동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