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간섭

특별한 행복을 안겨준 울릉도와 독도

멋지다! 김샘! 2014. 10. 1. 14:52

 평소에 울릉도와 독도를 무척 가고 싶었는데 교육부에서 주최하고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주관하는 울릉도와 독도 탐방 교원 연수가 있어서 신청을 하였는데, 운좋게 선정되어 1차로 여름방학 기간에 2박 3일동안 동북아역사재단에서 독도에 관한 역사, 지리, 국제법 등에 대한 연수를 받았고, 2차로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2박 3일동안 울릉도와 독도탐방 연수를 갖게 되었습니다.

 선정되었을 때는 무척 기분이 좋았습니다. 가고싶은 울릉도와 독도를 간다는 설렘에 몇일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막상 여름방학 중에 서울까지 가서 연수를 받으려고 하니 잠자리와 식사에 대한 걱정이 살짝 되었습니다.

 하루 전, 일요일 오후에 서울에 도착하여 숙소를 정하고 간단하게 저녁도 해결하였는데, 출장비에 맞는 숙소를 구하기가 어려웠고 어렵게 구한 숙소도 모텔이라 담배 냄새와 밤 늦게까지 드나드는 사람들로 인하여 편안한 잠자리는 되지 못했습니다. 연수중에 많은 선생님들이 합숙을 할 수 있는 시설에서 연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건의를 했지만 연수경비 문제로 다음 연수에 반영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연수내용은 좋았습니다. 독도에 관한 역사, 지리, 국제법이었는데 특히, 국제법 강의를 들으면서 독도는 확실한 우리나라 땅이고 논란이 될 수 없는 영토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무조건 독도는 우리나라 땅이라는 감정적이고 고리타분한 내용을 극복한 객관적 사실과 국제적인 사례들은 나른한 오후의 무료함을 흥미진지함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독도의 영유권에 대하여 판결한다면 우리나라가 승소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의 질문은 모든 연수생들의 잠을 깨우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분명한 우리나라 땅이지만 재판이라는 것은 꼭 정의가 이긴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명백한 우리 영토인 독도를 국제사법재판소에서 판결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답변과 더불어, 이웃이 갑자기 우리 집 앞마당을 자기 땅이라고 우기면서 재판으로 해결하자고 하는데 응할 필요가 없듯이 독도 역시도 그렇다고 했습니다.

 또,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변호할 자격을 가진 국제변호사가 희소하기 때문에 그 비용도 만만치 않으며, 일본도 이 사실을 알기 때문에 말만 제소하겠다고 했을 뿐 실제로 한번도 제소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독도를 우리나라와 일본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독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분들에 대한 고마움과 본받으려는 마음과 실천의지 다지기, 독도의 환경, 지리적 가치, 향후 보존 계획 등으로 독도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우리 영토인 독도를 일본이 넘본다는 감정적인 대응보다 휠씬 더 미래지향적이다고 생각했습니다.

 

 독도탐방 연수가 가까와질수록 기대와 설렘으로 많은 상상과 공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새벽 1시에 독도를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관광버스 안에서 자다가 깸을 반복하다가 새벽에 묵호항에 도착하여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씻지 못한 찜찜함과 부족한 잠으로 축쳐진 몸을 울릉도행 쾌속선에 겨우 실었습니다. 제주도 갈때와 다르게 동해안은 섬이 없기 때문에 중간중간에 자다가 깨면 원래 그 자리에 있는 듯하여 정말 지루하였습니다.

 잠깐의 소란이 있어 눈을 떠보니 창밖으로 울릉도가 보였습니다. 울릉도가 보여서 금방 도착할 것이라 생각한 것도 나만의 착각이었습니다. 한참이 지나서야 울릉도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울릉도를 향할때는 도착하면 벅찬 감동이 밀려올 줄 알았는데, 막상 그 땅에 발을 딛고 보니 이국적인 풍경외에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습니다. 감정이 메마른 것인지, 울릉도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든 것인지 순간 '내가 왜 이렇게 변했지? 나이가 들었나?'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더불어 무디어진 나 자신에 대한 복잡한 생각에 피로가 더해져서 한참을 멍한 상태로 있었습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간만 잘되어 시원한 이름모를 생선국과 밥을 먹고,  미니버스로 울등도 육로탐방을 시작하였습니다. 화산섬이라 육지의 풍경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여기가 울릉도가 맞구나 하는 생각이 비로소 들었습니다. 바위 모양에 따라 지어진 기괴한 암석들과 삼형제 바위와 같이 전설이 있는 바위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된 탐방이었지만 삼국시대에 울릉도에 우리 민족이 살았던 증거가 되는 현포동 고분군, 울릉도 독도 해양연구기지, 러일 전쟁유적지인 석포전망대에서 울릉도와 독도의 가치와 역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어지면서 정말 소중한 우리 영토라는 생각과 더불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방치된 유적에서 먹고 사는 것에 매몰되어, 정말 소중한 것을 잃어가는 대한민국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현포동 고분군> 

<석포전망대에서 바라본 울릉도 해안>

<석포 러일전쟁 유적지 전망대에서 바라본 관음도>

<삼형제 바위>

 

 운전기사 겸 가이드의 신기에 가까운 운전 솜씨로 험난한 길을 올라올라 나리분지에 도착하였다. 투막집과 너와집을 볼 수 있었지만 겨우 한 채만 보존되어 있어 국가적인 차원에서 복원이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분지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연경관과 1박 2일이 다녀간 식당에서 맛본 다양한 나물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내년에도 이 연수가 개최된다면 눈에만 보이는 것 말고,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설명과 체험이 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나리분지>

 

 정말 기다렸던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독도를 가는 날입니다. 날씨부터 살폈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도 몰라 식당 주인에게 물으니 충분히 갈 수 있다고 하여 안심이 되었습니다.

 우리들만을 위해 특별히 준비된 평화호를 타고 독도를 출발하였는데 독도에 대한 기대로 꽤 먼 거리였지만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동도의 선착장에 도착하니 독도경비대원들이 거수경례로 맞이해 주었습니다. 짧은 주의사항과 기념사진을 찍고 동도에 올랐습니다. 고소공포증이 있어 힘들었지만 특별한 기회라는 생각에 이곳저곳을 두루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다양한 장소와 위치에서 기념사진과 풍경을 찍었습니다. 서도를 오르지 못해 아쉬웠지만 동도에 오른 것만도 특별한 행운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움 보다 진한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한국령이라는 독도영토 표석과 휘날리는 태극기, 청동표석의 독도라는 글귀를 보는 순간 찐한 감동으로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가에 눈물이 맺혀지는 것이 느껴졌지만 표를 내고 싶지 않는 마음에 시원한 바람속으로 날려보냈습니다.

 

<동도와 서도사이에 있는 촛대바위>

<동도 선착장에서 바라본 동도(오른쪽)와 서도(왼쪽)사이>

<서도의 탕건바위>

<서도>

<동도의 얼굴바위>

<동도에서 바라본 서도>

 

 울릉도에 있는 독도박물관을 방문하여 독도에 대한 역사, 가치를 재확인하고, 고소공포증이 있어 전망대케이블카로 향하는 일행에서 떨어져서 숙소로 오는 길에 울릉도 호박막걸리를 한잔하고 알딸딸한 정신으로 숙소에 누워, 독도를 오를 수 있는 행운을 얻은 '나'는 좋지만, 화산분출물이 퇴적된 약한 지반의 독도 보존을 위해서는 연구와 특별한 목적이외에는 통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풍화작용으로 구멍이 뚤린 암석과 무너져 내린 흔적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저녁을 일찍 먹고 일행들과 행남해안산책로를 걸었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좋다'외에는 어떤 단어로도 표현이 안될 정도로 좋았습니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몰고 온 파도 소리와 함께 이내 어둠이 내려서 좀 더 일찍 왔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의 추억을 남기며, 오징어를 비롯한 해산물과 소주로 이튿날의 밤을 보냈습니다.

 

 죽도행 유람선에서 바라본 울릉도와 유람선을 따라 나선 갈매기들의 군무는 울릉도에서의 마지막을 더 아쉽도록 했습니다. 유람선과 죽도에서 바라본 울릉도의 이국적인 경치는 영화속의 한장면이었습니다. 한편으로 저 숲을 뚫고 성인봉을 오르지 못한 진한 아쉬움과 함께 울릉도가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듯하여 마음이 아팠습니다. 지나친 개발보다는 보존에 역점을 둔 울릉도다운 디자인 작업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신중하게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유람선에서 바라본 도동항>

<갈매기와 울릉도>

<유람선에서 바라본 울릉도>

<갈매기와 울릉도>

<울릉도>

<죽도에서 바라본 관음도>

<울릉도와 관음도(울릉도의 윗부분의 하얀색 건물이 안용복 기념관이다.)>

<관음도>

<울릉도>

<죽도의 바람의 언덕에서 바라본 울릉도1>

<죽도의 바람의 언덕에서 바라본 울릉도2>

<돌아오는 유람선에서 본 죽도>

<태극기와 죽도>

<울릉도, 관음도 그리고 죽도>

 

 동북아역사재단에서 특별히 선생님을 위해 준비한 독도연수와 독도탐방연수는 정말 알차고 새로운 것을 느끼게 하는 신선한 연수였습니다. 그러나 진행과 준비가 좀 더 매끄러웠다면 한층 전문성이 깃든 연수가 되었을 것입니다. 독도(서도)에 최초로 거주하신 최종덕씨의 따님이 동행했음에도 독도에 얽힌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와 잘못 알려진 내용과 고생담 등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고, 전 연수생들이 정보와 소감을 공유할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지 못한 점, 부실한 세미나 등은 개선이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매년 연수를 주관할 계획이라면 연수부를 신설하여 연수진행 및 준비, 공급자로서의 자세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연수를 제공해준 동북아역사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동행하면서 친절한 설명을 해 주신 교수님들, 함께 소주잔을 기울인 신선재, 김재군, 신승엽선생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특별하고 행복한 연수가 지속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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