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간섭

아들이 아들에게!

멋지다! 김샘! 2014. 11. 10. 09:24

 토요일 저녁에 고등학교 1학년인 아들이 자기가 태어났을 때의 기분과 키우면서 겪었던 일들을 물었습니다.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고 이유를 물어보니 숙제라고 했습니다.

 다음날 아내가 '컴퓨터 바탕화면에 있는 글 당신이 썼어요?'하고 묻기에 '아니 어떤 글인데!'라고 되물으니 '당신의 생각이고 글짜임도 당신것인데! 이상하네!'라고 했습니다. 궁금해서 파일을 클릭해보니 아들이 미래의 아들에게 쓴 글이었습니다.

 

 미래의 아들에게!

 아들아 안녕. 이렇게 아들에게 편지도 다 써보네. 아들이 처음 태어났을 때 아빠는 모든 것을 다 얻은 기분이었단다. 널 보는 순간 엄마와 아빠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해서 너를 낳기까지의 과정이 생각나면서 눈물이 살짝 나더구나. 살면서 느꼈던 그 어느 순간보다 행복 했어. 그러면서 앞으로 너를 잘 키울 수 있을지 네가 건강하게 잘 자라줄지 살짝 걱정도 되었지. 그래서 아빠는 네가 어렸을 때 건강에 가장 관심을 기울였단다. 그래서 모유를 먹이고 네가 이유식과 밥을 먹기 시작할 때도 균형 잡힌 식단을 짜도록 최대한 노력했어. 아빠와 엄마가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서 그런지 다행히 별 탈 없이 자라 주었구나.

 아빠가 강제로 공부를 시켰던 기억은 별로 없을 거야. 왜냐하면 아빠는 꿈이 있다면 그 꿈을 위해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찾을 거라 생각했거든. 너의 할아버지, 할머니도 그렇게 생각하셨어. 아빠가 어렸을 때 할아버지, 할머니는 아빠보고 공부하라고 하지 않았어. 대신 여러 가지 체험을 많이 해주었지. 또 여가시간이 많았으니까 책 읽을 시간도 많았지. 그러면서 아빠는 꿈을 찾게 되었고 나중에 그 꿈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게 되었지. 그래서 나도 할아버지가 아빠에게 해준 것처럼 아빠도 너에게 꿈을 찾아주려고 노력했단다.

 그랬더니 너도 꿈을 찾고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하더구나. 다른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학원을 다닐 때, 너는 네 꿈을 이루기 위해 네 스스로 공부하며 학원이 필요하며 네 스스로 선택해서 다녔지. 결국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더구나! 아빠는 참 기특했다.

 그리고 아빠는 네가 성적이 잘 안 나왔을 때도 뭐라 하지 않았지? 아빠는 성적이 안 나왔을 때 가장 기분이 안 좋은 사람은 너라는 걸 알고 있었어. 넌 목표가 있으니까 다음번에 더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열심히 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그런 상황에서 큰소리 쳐봤자 네 기만 죽이는 거지 뭐가 나아졌겠니? 아빠는 너를 믿었고 결국 네 성적도 아빠가 믿은 만큼 나와 주었더구나.

 아빠가 너에게 가장 바라는 점은 네가 미래에 하고 싶은 일, 즐길 수 있는 일을 하였으면 좋겠구나. 아빠는 아들에게 의사, 판사, 변호사 그런 직업을 바라지 않아. 돈을 많이 벌지 못해도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아빠는 그걸로 만족해. 돈을 아무리 벌어도 네가 행복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겠어? 결국 우리의 목표는 행복하게 사는 거 아니겠니?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너도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구나.

 마지막으로 지금 공부하느라 많이 힘들고 스트레스도 많겠지만 그걸 참고 내 꿈을 위해 달려 나가는 네 모습이 아빠는 정말 자랑스럽구나. 아빠는 아들을 믿는다. 우리 아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