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리더십/신규교사 멘토링

직원여행 왜 가는 거야?

멋지다! 김샘! 2015. 6. 10. 22:02

 상조회격인 직원친화(목)회가 있습니다. 목적은 교직원들의 친화와 상호부조입니다. 그래서 친화를 위한 직원여행과 경조사 참여가 가장 큰 사업입니다. 경조사 참여는 정해진 회칙에 의거하여 집행하면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하지만 직원여행은 늘 논란이 됩니다. 실시와 미실시, 기간 결정, 장소선정, 참여정도, 경비 지출의 범위 등 힘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기간 결정과 참여 정도입니다. 학교 분위기와 교직원들의 연령대에 따라 요구가 다르기 때문에 다수를 충족시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왜 이런 어려움을 무릅쓰고 직원여행을 가야 할까요?

 직원여행이 어떤 가치가 있을까요?

 안가면 안되는 것일까요?

 

 행복한 학교에서 생활하고 싶은 것은 모든 선생님들의 꿈입니다. 그리고 행복한 학교의 근본은 이해와 배려의 인간관계입니다. 그리고 이해는 구성원들이 처한 물리적 심리적 환경을 얼마만큼 알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배려의 마음은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생깁니다.

 그래서 행복한 학교의 시작은 구성원을 얼마만큼 아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의 학교에서는 동료를 알만큼의 여유를 갖기가 힙듭니다. 외모와 공식적인 협의회에서 하는 말투, 소문 등이 고작입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좋은 동료와 나쁜 동료로 선을 긋습니다. 그래서 좋은 동료에게는 초긍정적으로 이해하며 나쁜 동료에게는 초부정적인 이해를 합니다. 좋은 동료의 그릇된 행동에 올바른 피드백보다 무조건 감싸기와 심지어 나쁜 동료에게서 원인을 찾습니다. 그러면서 본인은 행복한 학교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나쁜 동료들때문에 학교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주장합니다.

 나쁜 동료에 대해서는 너무나 가혹합니다. 모든 행동에 거침없이 비난합니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피드백-조언이나 충고-과 공개적인 토론은 회피합니다. 나쁜 동료를 비난하고 힐난함으로써 본인을 부각시키려고 합니다.

 눈에 보이는 정보, 다른 동료에게 들은 정보만으로 좋은 동료와 나쁜 동료로 선을 그은 것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선을 지우고 나쁜 동료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여야 이해의 싹을 틔울 수 있습니다.

 그 선을 지우는 행위가 직원여행을 비롯한 모든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친화행사입니다. 동질감과 공감능력을 회복하는 좋은 방법이 같은 버스를 타고 여행을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마음껏, 간섭없이, 평등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안정된 환경이어야 합니다. 소수를 위한, 관리자를 위한 공간이 안정적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권력은 가진 관리자는 이런 공간이 아니더라도 학교 자체가 안정적입니다. 따라서 관리자에 대한 정보는 구성원들이 너무나 많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리자는 구성원들의 바른 정보 알기에 너무 인색합니다. 그래서 관리자는 구성원들이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간을 제공하고 구성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는 경청의 자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같은 공간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 동료에 대한 새로운 면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나쁜 동료의 따뜻한 면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나쁜 동료가 처한 환경이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발견만 하다가 피드백-조언이나 공감-이 조심스럽게 시작됩니다. 어느 시점에서 함께 웃고 있는 '우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섭섭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습관적이고 맹목적인 언행이 다른 동료에게는 큰 아픔이 된 것을 압니다. 큰 아픔을 겪은 동료도 악의가 없었음에 마음을 풉니다.

 새로운 '나'를 발견하기 시작합니다. 동료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나를 발견합니다. 피드백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이야기를 이끌고 있는 진행자인 나를 발견합니다. 숫기 없는 내가 많은 동료들 앞에서 우렁차게 건배 제의하는 용기를 가진 것에 놀랍니다. 내가 알지 못한 새로운 재능을 알려주고 일깨워 주며 지지해 주는 동료가 있다는 것에 뿌듯한 소속감을 느낍니다.

 

 형식보다는 많은 참여를 이끌어야 합니다. 소수가 참여하는 해외여행, 소수가 참여하는 ?박 ?일 보다 전체가 참여하는  짧지만 편안하고 안정된 시간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긴 시간을 만들어 냅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구성원들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나'를 바로 알릴 수 있는 시간입니다. '나'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선을 그은 나쁜 동료가 있다면, 그 동료때문에 학교 생활이 불편하다면 '나' 역시 그 동료에게는 나쁜 동료임과 동시에 불편한 존재임을 알아야 합니다.

 학교의 어느 구석진 불안한 공간에서 동료를 비난하기 보다 편안하고 안정된 공간에서 이해와 배려의 시간 갖기를 소망합니다. 직원여행을 비롯한 친화행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안정되고 편안한 시간과 공간을 만드는 선생님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