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동안에 교실과 골마루 바닥 공사가 전면적으로 실시됩니다. 그래서 교실에 있는 물건을 정리하여 옮기는 기초작업을 선생님들이 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실도 어제부터 기초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텔레비전 뒷쪽에 자리잡고 있는 낡은 캐비넷을 치우기로 했습니다. 캐비넷 안에 어떤 물건이 있을 지 정말 궁금하였습니다. 잘 안돌아가는 손잡이를 돌려서 당기니 듣기 싫은 소음과 녹이 떨어지더니 간신히 열렸습니다.
도서대장, 도서대출대장, 기자재 관리대장 등 예전의 장부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혹시 필요한 장부인가 싶어서 차근차근 넘겨보니 전산화가 다 되어 있어서 필요가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전산화가 완료되어 수기장부가 필요없었던 최근까지 기록되어 있었고 학교장 결재까지 되어 있었습니다. 전산으로 등록한 후 출력하여 또 학교장의 결재를 득한 것입니다.
그 당시가 상상이 되었습니다. 쓸데없는 장부 폐기하지 못하고 강요하는 관리자를 얼마나 원망했겠습니까? 물론 불필요한 장부임을 관리자에게 충분히 설명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설명했는데도 변하가 없었다면 관리자와 심리적인 갈등이 얼마나 심했겠습니까? 또 이런 심리때문에 관리자의 장점도 미워 보였을 것입니다.
이렇게 갈등을 유발하며 신줏단지처럼 모셔 온 장부를 오늘 폐기합니다. 쓸데없이 갈등만 유발한 장부를 버렸습니다. 그동안 이 장부는 갈등만 유발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열정을 쏟아야 할 시간만 가로챘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쓸데없는 장부를 강요하는 관행이 남아 있습니다. 법적 근거를 떠나 이미 전산화가 되어 할 필요가 없는 것들입니다. 전산화 되어 있어 검색하면 쉽게 해결되는데 종이에 적게 하는 것들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수명을 다하여 버려야 할 것을 종이에 적고 있는 것들입니다. 모양만 달리한 똑같은 것을 이중 삼중으로 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을 관리자의 고집과 편의를 위한 것들입니다.
쓸데없는 장부는 장부 자체의 쓸데없는 가치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소모적인 갈등을 초래하여 학교 구성원들의 마음을 뾰족하게 합니다. 이 뾰족한 마음이 서로를 찔러 상처를 냅니다. 쓸데없는 장부의 부작용입니다. 쓸데없는 장부가 학교의 올바른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필요한 배려하고 협력하는 문화를 방해합니다. 아이들에게 열정을 쏟아야 할 선생님을 쓸데없는 장부가 빼앗아 갑니다.
쓸데 없는 장부로 갈등을 유발하는 것 보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열정을 쏟을 수 있는 관리자 리더십을 발휘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선생님들도 쓸데없는 장부의 불필요함을 관리자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불필요한 장부 OUT! 열정 UP!
'학교 리더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만 잘난 게 아니야! (0) | 2015.12.21 |
---|---|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우리 안의 전체주의 (0) | 2015.11.23 |
지조를 버리고 남을 도울 수 없습니다. (0) | 2015.07.09 |
우리는 관심과 협력을 위한 존재입니다. (0) | 2015.06.25 |
교육의 관점에 대하여... (0) | 2015.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