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장관이 JTBC 밤샘 토론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나타난 우리 사회의 전체주의에 대한 우려의 발언을 하였습니다. 우리사회와 전혀 관련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전체주의'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학교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이 빠르게 스쳤습니다. 우리 교육에서 다양성과 창의성을 강조하지만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이유를 '전체주의'가 설명해 주는 듯 했습니다.
얼마전의 공문에서 관리자와 교육감과의 원탁토론 결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관리자가 선생님에게 바라는 요구사항의 1위(40%) 교육자로서의 자세정립(사명감, 긍지, 열정)이었습니다. 그리고 학생중심 교육활동 집중은 5위(8.9%)-6단계 중 5위-였습니다. 다른 항목도 교직원들이 바라는 사항과는 거리감이 꽤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일선 행정업무의 경감은 순위가 낮고 연수확대가 가장 높은 순위였습니다. 학교의 바른 성장과 발전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관리자가 선생님에게 바라는 요구사항 1위가 교육자로서의 자세정립인 것은 학교를 관리자 중심으로 끌고 가고 싶은데 장애물이 많은 것을 교직원들의 자세에 전가시키고 있습니다. 관리자의 역량이 많이 부족함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학생중심 교육활동 집중이 뒤에서 두번재 5위인 것은 관리자가 바라보는 학교의 바른 성장과 발전이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과 발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원인을 전체주의 사고에서 찾고 싶습니다.
모든 결정 권한은 관리자가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관리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 합니다. 관리자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과거에는 관리자가 한 마디하면 아무 불평없이 모두 따랐는데, 아니 불평이 있어도 표출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학교 구성원들의 불평과 불만을 들으면서 관리자의 의지대로 결정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고기잡이 그물의 벼리를 잡아 당기면 그물 전체를 당길 수 있듯이 관리자의 말 한마디에 학교 전체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되는데 그렇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한 불편함의 원인을 학교 구성원들이 사명감, 긍지, 열정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상은 관리자의 이런 전체주의 사고 때문에 학교 구성원들의 사명감, 긍지, 열정이 식었습니다.
다양한 아이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가르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닙니까?
학년마다 아이들의 성향이 다른데 그 방법도 달라야 되는 것이 아닙니까?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선생님과 현상으로 판단하는 관리자와 의견이 다른 것이 정상 아닙니까?
아무리 좋은 교육과정이나 방법이 있더라도 학교 공동체의 실정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것이 정상 아닙니까?
그리고 이러한 다름을 이야기하는 것이 사명감, 긍지, 열정 아닙니까?
그러나 이런 다름을 수용하지 못한 학교 때문에 세월이 지날수록 선생님들의 사명감, 긍지, 열정이 식은 것이 아닙니까?
관리자 말 잘 듣고 행정업무 잘하는 선생님이 책무성이 뛰어나다는 전체주의 관점에 의해 책무성을 높이는 연수활동을 요구하기 보다, 학생중심의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불필요한 행정업무을 경감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사명감과 긍지, 열정을 되살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가장 큰 문제는 교육을 통하여 모든 국민들에게 특정한 관점을 심어주는 전체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유시민 전 장관의 말처럼 학교의 가장 큰 문제도 하나의 관점만을 강요하는 전체주의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다양성 교육도 획일화된 정책에 의해 이루어져야 되고, 창의성 교육도 특정한 방법으로만 가능하고, 인성교육도 법에 따라 획일되게 가르쳐야 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학교에서, 어쩌면 관리자를 포함한 학교 구성원들이 전체주의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양한 사고로,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아이들을 바라보는 다양한 눈을 가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학교 리더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역할은? (0) | 2016.01.06 |
---|---|
나만 잘난 게 아니야! (0) | 2015.12.21 |
불필요한 장부 OUT! 열정 UP! (0) | 2015.07.21 |
지조를 버리고 남을 도울 수 없습니다. (0) | 2015.07.09 |
우리는 관심과 협력을 위한 존재입니다. (0) | 2015.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