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들이 말을 타고 달리던 만주벌판을 버스로 다섯시간을 달려 어제 저녁에 단동에 도착하였습니다. 짧은 잠으로 머리가 멍했지만 압록강을 본다는 설렘으로 냄새나고 안전벨트가 고장난 버스에 올랐습니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나날이 발전하는 중국과 시간이 멈춰진 북한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채우고 빠져나갔지만 정리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정리가 안되는 복잡한 마음이 더 어울릴 것 같아서 애써 정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북한-압록강-중국>
(압록강 단교 입구>
<끊어진 다리의 끝>
<새로 만든 다리와 끊어진 다리>
<끊어진 압록강 철교인 단교>
<중국에서 바라본 북한>
<새로 만든 압록강 다리와 단교>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북한 관광버스>
복잡한 마음으로 압록강 유람선을 타기 위해 버스로 또 달렸습니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압록강의 많은 섬들 중의 대부분은 북한 영토라고 합니다.
압록강 유람선 승선장에 도착했습니다. 어릴 적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변소의 찡한 냄새가 먼저 반겨 주었습니다. 체험을 하고 싶어서 가까이 갔지만 문을 열 용기는 없었습니다. 압록강 유람선을 타러 오기 전에 반드시 화장실을 다녀 오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유람선도 한강 유람선이나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유람선을 생각하면 안됩니다.
<압록강 물>
<유람선에서 바라 본 북한 땅>
의외로 유람선이 북한 땅에 근접해서 달립니다. 짠한 마음과 두려움이 섞이는 순간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북한의 민둥산>
국경지역의 산은 모두 민둥산이라고 합니다. 탈북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간간이 서 있는 나무와 걸어가는 사람들이 잘 보입니다.
<작은 배를 수리하고 있는 북한군>
<북한 주민들>
<유람선에 걸려 있는 중국 국기>
중국 국기 대신 태극기를 달고 중국 땅에 근접해서 달리는 유람선을 상상해 봅니다.
<북한 물건을 파는 상인>
유람선에서 북한 아이들에게 반갑다고 소리를 쳤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갑자기 돌을 던지기 시작하더니 결국에는 유람선의 유리창이 깨졌습니다. 위험한 순간이었습니다. 선장의 말에 의하면 반갑다는 소리를 중국인들이 놀린다고 잘못 생각하여 돌을 던졌다고 합니다.
우리들도 어릴 적에 강을 사이에 둔 아이들이 서로 맞지 않을 정도로 돌을 던지며 싸우다가 다음 날이면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어깨동무하고 놀았습니다. 이 아이들에게도 오늘의 기억이 한낱 추억으로만 남아 가까운 미래에 어깨동무하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고구려 박작성>
고구려 박작성을 동북공정으로 만리장성의 동쪽끝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고구려 산성을 만리장성처럼 복원을 해 놓았습니다. 성문도 원래는 중국방향인데 지금은 우리나라 방향으로 수정했다고 합니다. 많은 중국인들이 옵니다. 중국 가이드는 이곳이 만리장성의 동쪽끝이라고 설명을 합니다.
<일보과>
이 곳에 중국에서 일보만 건너면 북한땅이라고 하는 일보과가 있습니다. 뒤에 보이는 땅이 북한 땅입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단동시내로 왔는데 식당 앞의 사거리는 공사중이고 신호등도 없는데 용케 사고 없이 사람,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등이 잘도 다닙니다. 심지어 대각선으로 자전거를 끌고 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한참 동안 지켜보았는데 비법은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단동역 앞에는 대형 모택동 동상이 빼이징을 향해 서 있습니다. 이 곳에서 백두산에 가기 위해 장장 18시간을 기차타고 이도백하로 이동해야 합니다. 물론 침대기차입니다.
<3층으로 되어 있는 침대기차>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떠올리며 탔는데 생각보다 깨끗하고 좋았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우리가 설국열차의 맨 마지막칸이기 때문에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는 농담까지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여러 번의 잠을 자고 일어나도 기차는 달리고 있었습니다.
<기차에서 바라 본 풍경>
너무나 지루하여 카메라의 다양한 구도와 기법으로 시계도 찍어 보고, 야경도 찍어 보다가 이 두장을 건졌습니다. 아직도 13시간 넘게 남았습니다.
드디어 이도백하에 도착했습니다. 정말 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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