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정이)선생이 학교제도를 상세히 살펴보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체로 학교는 서로 예의를 앞세우는 곳인데도, 달마다 시험을 치러 경쟁시키는 것을 결코 학생들을 가르치고 키우는 방법이 아니다. 매월 치르는 시험을 페지하고 과제물을 내는 것으로 대체해야 한다. 그래서 과제물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학관이 불러서 가르쳐야 하고, 다시는 성적의 높고 낮음을 고정시켜서는 안 된다.
존현당을 세워 천하의 덕망 있는 선비들을 맞아들이며, 국학에 입학하는 정원을 줄여 이익으로 유혹하는 종래의 폐단을 없애야 한다. 또 번잡한 행정상의 문서를 생략해 교관들이 맡은 교육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도록 하고 몸가짐을 바르게 가지도록 독려해 교화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대빈재와 이사재를 설치하며, 천하의 선비들이 국학을 구경할 수 있도록 관광법을 제정해야 한다."
이와 같은 내용들이 수십 조항이나 되었다.(이정전서)
-소학/주희, 유청지 엮음/윤호창 옮김/홍익출판사
지금과 어쩜 이렇게 닮았을까요? 교육제도의 병폐는 예나 지금이나 근본적인 차이는 없는가 봅니다. 그리고 문제점을 알면서도 제대로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기득권 유지와 특정 계층에 유리한 정책으로 일관하는 것도 비슷한가 봅니다.
즉흥적이고 급진적으로 추진하여 새로운 폐단을 만드는 정책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치유하는 정책을 펼치면 좋겠습니다.
더디더라도 제대로 추진하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이정전서는 송나라의 성리학자 정호(程顥 : 1032~85)·정이 형제의 문집을 모은 책으로 68권. 주희가 집록·선별·편차 작업을 해두었던 것을 1606년 명나라의 학자 서필달이 다시 교정하여 간행했다.
책머리에 1606년 서필달이 쓴 서문이 있고, 책끝에 1246년 이습지(李襲之)가 쓴 발문, 1248년 장기가 쓴 발문 등이 실려 있다. 수록된 글은 〈이정유서 二程遺書〉 25권, 〈부록 附錄〉 1권, 〈이정수언 二程粹言〉 2권, 〈이정외서 二程外書〉 10권, 〈역전 易傳〉 4권, 〈경설 經說〉 8권, 〈이정문집 二程文集〉 13권, 〈유문 遺文〉 1권, 〈속부록 屬附錄〉 1권 등이다.
〈이정문집〉은 송나라 유학자 호안국(胡安國)이 정이의 문집인 〈이천집 伊川集〉과 정호의 문집인 〈명도집 明道集〉을 합쳐 편집하고 주희가 교정한 책이며, 〈이정수언〉은 정이와 정호의 언설 중 주요한 것만을 간추려 송나라 유학자 양시가 편집했다. 〈이정외서〉·〈이정유서〉는 정이와 정호의 문인들이 기록한 글을 주희가 편집하여 만들었다. 〈주자대전 朱子大全〉과 함께 유학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했던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 간행되었는지 확실하지 않으나 68권 15책의 목판본이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다음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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